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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XX들 다 죽여야" 트랙터로 이웃주민 깔아 뭉개버린 농부

지역감정 때문에 60대 아버지(65)가 트랙터에 들이받혀 중상을 입었다는 A씨의 사연이 국민적인 공분을 사고 있다.

인사이트(좌)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뉴스1, (우) A씨 페이스북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가해자 어떻게 됐나요. 저 진술할 수 있습니다"


트랙터에 깔려 늑골이 부러져 폐를 찌르고 다리뼈가 산산조각 나 사경을 헤매던 아버지가 간신히 의식을 찾고 지나가는 간호사를 붙잡아한 말이다.


폐가 짓눌리고 뼈가 으스러진 탓에 스치기만 해도 끔찍한 고통을 동반하는 몸을 일으킬 정도로 아버지의 마음은 절박했다.


지방 선거 이후 지역감정 때문에 60대 아버지(65)가 트랙터에 들이받혀 중상을 입었다는 A씨의 사연이 국민적인 공분을 사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뉴스1


지난 16일 A씨가 자신의 페이스북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린 게시물에 따르면 그는 6·13 지방선거 다음날인 14일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전해 들었다.


경남 함안군 칠원읍에 소재한 농로에서 아버지가 트랙터에 들이 받혀 생사의 기로에 서있다는 비보였다.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에 A씨는 서둘러 아버지가 누워있다는 병원으로 달려갔다.


A씨가 병원에서 본 아버지의 모습은 처참했다. 아버지가 입고 있던 옷에는 트랙터 자국이 선명했고, 그 마저도 갈기갈기 찢어진 상태였다.


인사이트A씨 페이스북


심폐소생술을 통해 간신히 살아난 아버지는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한시름 놓은 A씨는 그제야 자초지종을 들을 수 있었다.


A씨가 어머니께 들은 얘기는 이렇다.


농로 옆 밭에서 일하던 아버지는 평소 농로 사용을 두고 승강이를 벌였던 이웃주민 B(56) 씨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농로 끝으로 올라왔다.


그 순간 이를 기다렸다는 듯 B씨가 "전라도 XX 다 죽여버리겠다"고 말하며 트랙터로 A씨의 아버지를 들이박은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뉴스1


당시 B씨는 술에 취한 상태로 트랙터 운전대를 잡았으며, 119에 실려가는 아버지를 보고서도 "내가 치지도 않았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뻔뻔하게 굴었다고 한다.


어머니께 전해 들은 경찰의 대처 또한 A씨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B씨에게서 풍기는 술냄새에 A씨의 어머니는 출동한 경찰에게 음주측정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경찰은 법적으로 트랙터는 음주측정 대상이 아니기에 측정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뉴스1


경찰은 사건이 발생했던 현장 사진 한 장도 찍어가지 않았으며, 그저 아버지와 B씨의 진술이 다르다는 이유로 해당 사건을 '교통계'로 보냈다고 한다.


A씨는 "우리 아버지는 트랙터에 깔려 다리뼈는 산산조각 나고 늑골이 부러지고 폐가 짓눌려 심폐소생하시고 중환자실에 계시는데, 가해자는 다시 현장에서 술을 더 드시고 트랙터를 손보고 있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교통사고가 아니라 지역감정에 의한 살인미수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의 초동수사 부실에 따라 단순한 교통사고로 치부됐다는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뉴스1


이와 관련 함양경찰서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현재 해당 건은 강력계로 넘어갔다"며 "강력계에서 현장 조사를 나가는 등 조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가해자 B씨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 마시고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감정에 의해 벌어진 이번 사건은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왔고 현재 2만 4천여명 이상이 서명에 동참했다.


인사이트A씨가 올린 청원글 / 청와대 청원 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