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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검사 안 받았다며 학생 '무차별 폭행'한 고등학교 교사

마산 소재의 어느 고등학교에 대해 "일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폭력 수준의 체벌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제보 학생 A군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경남 창원에서 학생들의 제보가 빗발치고 있다. "학교에서 학생들의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다"는 외침이다.


지난 1일 인사이트 취재진은 전화 인터뷰를 통해 경남 창원에 위치한 ㅁ고등학교 학생들의 사연을 들을 수 있었다.


지역재단의 사립학교 ㅁ고 2학년에 재학 중인 A군은 "학교 분위기가 늘 이래 왔다. 그래서 이게 평범한 상황인지, 심각한 수준인지 잘 모르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A군에 따르면 '선 질서·후 학습'을 생활지표로 하는 ㅁ고의 교칙은 다음과 같았다.


학생들은 등교할 때부터 교문에서 거수경례를 해야 한다. 휴대폰은 아예 소지 금지며, 매달 두발 검사를 한다. 복장 규정도 엄격해 겨울에도 교내에서 외투를 착용할 수 없다. 야간자율학습은 강제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제보 학생 A군


문제는 이같은 엄격한 분위기를 넘어 일부 교사들의 학생 체벌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


A군은 "5월 두발 검사에서 한 친구가 재검사 대상이 됐는데 가지 않았다. 다음 날 한 선생님이 친구의 머리채를 잡고 끌고 가 뺨을 무차별적으로 때렸다"고 폭로했다.


같은 학교 2학년으로 재학 중인 또 다른 학생 B군의 말도 비슷했다.


ㅁ고의 일부 교사들이 학생들을 향해 "개XX", "씨XXX", "병X이냐", "지X한다" 등 심한 비속어가 섞인 욕설을 일상적으로 내뱉는다는 내용이었다.


그뿐만 아니다. ㅁ고 교칙 상 교사는 학생의 신체에 체벌을 가할 수 없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제보 학생 A군


그러나 두 학생은 수 명에 달하는 교사들의 구체적인 실명을 거론하며 이들이 '엎드려뻗쳐' 등을 시키고 몽둥이를 이용해 물리적인 체벌을 가한다고 증언했다. 그밖에도 학생의 뒤통수 등을 때리는 것은 예사라고 했다.


A군은 "학생들은 학교가 조금 더 좋은 쪽으로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뿐이다"며 조심스레 소망을 전했다.


A군을 비롯, 학생들 사이에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자"는 목소리가 커지자 지난달 31일 학교는 긴급소집을 실시했다. 모든 교직원과 전교생이 한 자리에 참석했다.


자리에서 ㅁ고 교장은 "학생들 사이에서 문제 제기를 받은 교사들에게 경위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며 교사들의 가혹한 체벌이 있었음을 일부 시인했다.


현장에 있었던 제보자 B군은 그러나 "학교 측이 '뺨을 때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주장하며 학생들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고 인사이트 취재진에게 전했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제보 학생 A군


이와 관련 ㅁ고 측은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체벌이 전혀 없었다고 말하지는 않겠다"며 "학교장 또한 긴급소집에서 '어떤 이유에서건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은 잘못됐다'고 사과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실제 체벌을 받은 학생들 대부분은 체벌의 정도가 심한 수준이 아니었다고 밝혔다"며 "당사자가 누구인지 일일이 다 알 수 없어 사실을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 ㅁ고 교사들은 그간 체벌에 사용했던 회초리 등 도구들을 전부 처분한 상태다.


논란이 불거진 ㅁ고에 대해 경남교육청은 "전수조사를 나가 분류를 마쳤으며, 이번주 중으로 교사와 학생들 간 체벌에 관해 사실관계 확인 조사를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조사 결과 사실이 확인되면 교육청은 경중을 따져 학교폭력 절차대로 진행하거나 필요시 경찰 수사 의뢰 등의 처분을 거칠 예정이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제보 학생 A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