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2개' 넣고 라면 끓여 먹었다고 시어머니한테 '욕먹은' 며느리
시어머니는 온갖 재료를 몽땅 넣고 라면을 끓은 아들에게는 아무 말도 안 하면서 며느리가 계란 두 개를 먹은 건 호되게 꾸짖었다.
[인사이트] 이경은 기자 = "너는 무슨 라면 하나 먹는데 생각 없이 계란을 두 개나 넣어서 먹니. 냉장고 거덜 낼 일 있니"
며느리에게 시댁은 암만 좋아도 '시댁'이고 시어머니는 역시나 '시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내 남편의 '엄마'이기에 아들에게는 한없이 따뜻하지만, 정작 나는 '딸이' 아닌 '며느리'로만 여겨 서운함을 느끼게 하는 '시어머니'일 뿐이라는 뜻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작 계란 두 알 먹은 걸로 꼬투리를 잡아 며느리의 서러움이 폭발하게 만든 사연이 공개됐다.
사연의 주인공 며느리 A씨는 결혼 4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그는 평소 '내 앞에서 내 아들 막 부려먹어도 된다'고 말하는 시어머니가 정말 좋은 분이라고 생각해 믿고 따랐다.
A씨는 시부모님께 달마다 용돈으로 30만원씩 드리는 것은 물론 시댁을 방문할 때마다 과일이랑 고기 등 먹을거리를 잔뜩 장을 봐서 갔다.
그러던 어느 날 A씨를 서럽게 만든 사건이 일어났다. 시부모님이 잠깐 자리를 비운 시댁에서 A씨는 남편과 라면을 끓여 먹기로 했다.
평소 취향이 너무 달랐던 두 사람은 라면을 따로 끓여먹었다. 남편은 자신이 라면 두 개를 다 끓이겠다고 말했고 A씨는 고맙다고 말한 뒤 식탁에 앉아 기다렸다.
계란을 좋아하는 A씨의 취향을 알고 있던 남편은 A씨의 라면에 계란 두 알을 넣어줬다.
이것저것 손에 잡히는 온갖 재료를 넣어 먹는 스타일인 남편은 마늘, 소시지, 콩나물, 만두, 미역 등등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몽땅 넣어 자신이 먹을 라면을 끓였다.
라면을 먹으려던 찰나 시어머니가 집에 돌아왔고 A씨와 남편은 인사를 한 뒤 라면을 마저 먹었다.
식사를 마친 남편이 마트에 가겠다고 집을 나가자 시어머니가 갑자기 A씨에게 말을 건넸다.
시어머니는 A씨에게 "무슨 라면 두 개 먹으면서 냉장고를 싹 비워놨냐"며 핀잔을 줬다.
당황한 A씨는 "남편이 버섯이랑 소시지 조금 남은 거랑 계란 세 개 넣어서 끓였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계란 두 개는 제 거에 넣고 자신이 먹을 라면에는 만두까지 넣으려는 걸 과식한다고 말렸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시어머니는 "아니 뭐 하러 라면에 계란을 두 개씩이나 넣니. 너희 집에서나 두 개, 세 개 넣어서 먹지 시댁에 와서 냉장고 거덜 내고 가는 애들이 어디 있어?"라며 A씨를 다그쳤다.
이를 들은 A씨가 "그럼 계란을 더 사다드릴까요?"라고 묻자 시어머니는 "계란이야 또 사서 먹으면 되지만 너무 생각 없이 막 퍼다 먹으니 하는 소리지"라며 A씨를 꾸짖었다.
계란 두 알 먹은 걸로 다그치는 시어머니의 태도에 기분이 나빴던 A씨가 "남편은 소시지랑 다른 것도 넣어서 먹었다"고 말하자 시어머니는 "누가 뭘 더 먹었는지 따지는 게 아니라 생각 없이 먹는 걸 말한 거란다"라며 말을 끊었다.
A씨는 남편이 소시지, 버섯, 계란 등 온갖 재료를 다 넣어 먹은 것은 아무 말도 안 하면서 자신이 계란 두 개를 넣어 먹은 것만 꼬투리 잡고 늘어지는 시어머니에게 서운함이 밀려왔다.
더군다나 A씨는 그날 시댁이 13만원 가량 장본 것도 대신 계산한 후였다.
그는 "아들은 많이 먹어도 괜찮고 며느리가 계란 두 개 먹은 건 아까워하는 걸 보니 시댁은 역시 시댁인 것 같다"며 씁쓸한 마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