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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일' 겁내지 않고 당당히 맞서게 도와주는 따뜻한 책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했을 때 피해자들이 사실을 밝히고 오히려 가해자가 되는 황당한 현실을 접하고 책을 만들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몇 년 전 회사에서 성추행 피해자가 자살을 시도했다. 회사가 성추행 당한 피해자를 고소했기 때문이었다.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한 황당한 사실을 접하게 된 저자 홍태화 씨는 '법'의 필요성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그렇게 만들어진 책이 '알리기 전에 알면 좋은 사실들'이란 160쪽의 얇은 책 한 권이다.


피해자가 주눅 들고 더 힘들어지는 상황이 짜증도 나고 화도 나 시작했지만 저자는 법학도가 아닌 디자인 전공자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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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부족함을 저자는 열정으로 꽉꽉 채워넣었다. 


이해가 안 가는 형법을 들고 로스쿨 나다는 사촌 형부터 시작해 대한법률구조공단, 법학 교수, 변호사 등에게 끈질기게 매달렸다.


그렇게 SNS 폭로나 언론 제보를 활용하는 방식부터 시작해 피해자가 피해를 호소하는 구체적인 방식을 알리고 도움 주는 기관을 알기 쉽게 정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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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욕이나 명예훼손 등 가해자가 오히려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이용하는 형법 관련 사례도 열심히 모았다.


공부하다 보니 피해자들에게 진짜 필요한 건 '매뉴얼'이란 것을 알았지만 상황이 워낙 다양해 전문가와 상의하는 방법이 가장 정확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만 불의의 상황에 닥쳤을 때 어디서, 어떻게 도움받아야 하는지 알 수 있게 해 지침서가 아닌 '사실들'이 되었다.


사실만으로도 사람들의 반응은 굉장했다. '돈이 없어도 사야 하는 책'으로 입소문을 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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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제작비 모금을 시작하며 모금액은 2천만원에 육박했다. 


목표액의 1987%를 달성하며 화제를 모아 출판사에서 정식 출판까지 하게된 '펀딩 신화'는 이 책에 대한 대중의 엄청난 관심을 짐작게 한다.


미투 운동은 여전히 활발하지만 아직도 많은 피해자들이 맞고소 당하는 것도 현실이다.


'알리기 전에 알면 좋은 사실들'은 정답은 아니지만 예상 답안으로 가는 '지름길'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분명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