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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못내 쫓겨났던 학생은 50년 후 모교에 1억원을 기부했다

부산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38년간 교편을 잡았던 이양자씨가 정년퇴직 당시 받은 기여금 중 1억원을 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부산대학교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거짓 사랑은 혀끝에 있고 참사랑은 손끝에 있다"


미국 복음주의 운동의 선구자였던 드와이트 라이먼 무디는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 같은 말을 남겼다.


그리고 여기, 무디의 말을 좌우명으로 삼아 실천해낸 선생님이 있다.


28일 부산대학교는 부산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38년간 교편을 잡았던 이양자씨가 정년퇴직 당시 받은 기여금 중 1억원을 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씨가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을 쾌척한 데는 이유가 있다.


그는 중학교 시절이던 50여 년 전 등록금을 내지 못해 학교에서 쫓겨난 것으로 알려졌다.


돈 때문에 공부할 수 없는 상황을 겪었던 것이다.


이씨는 "초등학교 때 육성회비를 못 내 선생님께 혼났다"며 "중학교 때는 등록금을 못 내서 중간고사 시험날 교실에서 쫓겨나 울었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자칫 나쁜 길로 빠질 수도 있을 만큼 열악했던 환경. 그러나 이씨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어린 시절 형편이 어려웠음에도 나눔 정신을 실천하신 할머니와 매일 번 돈을 모아 초등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준 지게꾼 이석순씨 삶을 보고 인생관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후 죽기 살기로 노력한 이씨는 부산여고를 거쳐 지난 1969년 부산대 사범대 가정교육과에 입학했다.


교사가 된 그는 1973년부터 38년간 서울에서 교사생활을 하다가 2010년 수서중학교 교장을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씨는 정년퇴직 당시 모아둔 기여금 1억 5천만원 중 일부를 미얀마 등지 우물·학교 건립 사업에 후원했다.


한편 그는 24일 열린 기부금 전달식에서 "38년간 교사생활을 한 사람이 무슨 돈이 많아 기부하겠느냐"면서도 "꿈을 이룰 기회를 준 모교 발전을 기원하고 기부 문화를 활성화하려고 출연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씨의 좌우명은 '거짓 사랑은 혀끝에 있고 참사람은 손끝에 있다'다.


그는 "내가 부산대에 감사한다면 (좌우명처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기부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