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10℃ 서울
  • 10 10℃ 인천
  • 10 10℃ 춘천
  • 10 10℃ 강릉
  • 10 10℃ 수원
  • 8 8℃ 청주
  • 8 8℃ 대전
  • 9 9℃ 전주
  • 9 9℃ 광주
  • 8 8℃ 대구
  • 12 12℃ 부산
  • 14 14℃ 제주

수십년째 부모가 밤잠 못이루며 찾고 있는 '장기 실종 아동' 5인

'세계 실종 아동의 날'을 맞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장기 실종 아동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한다.

인사이트

사진 제공 = 김성근 아동 가족, 정유리 아동 가족


[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5월 25일인 오늘은 세계 실종 아동의 날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실종아동이 551명이나 된다.


이중 무려 358명이 10년 이상 연락이 두절된 장기 실종 아동이다.


이들의 부모는 어린 자녀를 잃어버렸다는 죄책감에 지금도 매일 밤을 눈물로 지새우고 있다.


실종 아동에 대한 관심과 경각심을 환기하기 위해 국내 실종 아동 5명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한다.


만약 실종 아동과 닮은 사람을 봤거나, 소재에 대해 알고 있다면 실종아동전문기관 '중앙입양원'(02-777-0182)으로 제보 바란다.


1. 정유리 (당시 만11세, 현재 38세)


인사이트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정유리 아동 가족


"납치된 딸을 찾기 위해 전국 사창가를 다 가봤습니다"


정유리 아동의 아버지 정원식 씨는 1991년 8월 5일 유괴 당한 딸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그는 딸을 잃어버린 후 3년간 미쳐있었다고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정원식 씨는 "딸을 잃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전단지를 돌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창가까지 갔지만 어디에서도 딸을 볼 수 없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정유리 아동은 집 근처인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서 실종됐다.


정유리 아동은 눈썹이 짙은 편이고, 다리에 모기 물린 흉터 자국이 있다.


2. 서경희 (당시 만9세, 현재 47세)


인사이트


인사이트사진 제공 = 서경희 아동 가족


"아침에 학교에 데려다줬던 기억이 마지막일 줄은 몰랐어요…"


서경희 아동은 1979년 11월 5일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


당시 어머니인 이연자 씨가 학교에 가기 싫다는 서경희 아동을 정문까지 데려다 줬는데, 그 모습이 마지막이었다.


이연자 씨는 "큰 딸의 어두운 표정이 마음에 걸렸지만, 생계를 위해 돌아서야 했다"며 여전히 자책하고 있다.


서경희 아동은 실종 당시 키 135cm, 체중 27kg이었다. 갈색 단발머리였으며, 빨간색 긴팔 점퍼와 긴 바지를 입고 있었다.


3. 김성근 (당시 만0세, 현재 31세)


인사이트


인사이트사진 제공 = 김성근 아동 가족


김성근 아동은 1986년 9월 13일 비가 보슬보슬 내리던 날 집에서 사라졌다.


어머니 최혜영 씨가 아래층으로 연탄불을 지피러 간 사이 유괴된 것이다.


귀하게 얻은 첫째 아들을 잃어버린 최씨는 믿을 수 없는 현실에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지만,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못찾고 있다.


최혜영 씨는 "어떤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발 지금이라도 성근이를 돌려보내 줬으면 좋겠다. 시간이 흘렀으니 죄를 묻지 않겠다"며 유괴범을 용서하겠다는 마음도 내비쳤다.


김성근 아동은 서울특별시 노원구상계2동에서 실종됐다.


그는 실종 당시 배냇저고리를 입고 있었으며, 곱슬머리인 신체적 특징이 있다. 이마는 넓고 벗겨진 형이다.


4. 정문철 (당시 만4세, 현재 38세)


인사이트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정문철 아동 가족


1984년 7월 27일 밀양의 한 피서지에서 실종된 정문철 아동.


당시 음악학원 원장이었던 어머니 유필우 씨는 학원생들을 데리고 밀양 유천강변으로 하계 캠프를 떠났다 정문철 아동을 잃어버렸다.


슬픔에 빠져있는 바로 그날 밤 유필우 씨는 유괴범으로부터 '아들을 데리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잔인한 유괴범은 "원하는게 뭐냐. 아이만 돌려주면 신고하지 않고 경찰에도 아무말 안하겠다. 사례도 하겠다"는 유필우 씨의 말만 듣다 전화를 끊었다.


아들을 잃어버린 그날이 여전히 생생하다는 유필우 씨는 "문철이가 지금은 서른이 훌쩍 넘긴 청년이 됐겠지만 여전히 내 꿈속에서는 천진난만한 네 살 아이이다. 하루빨리 돌아와 남편과 나를 꼭 안아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문철 씨는 실종 당시 키 100cm, 체중 17kg이었다.


성격은 온순하고 얼굴은 둥근 편이다. 볼에 보조개가 있고, 머리 뒤에는 종기 수술을 받은 흉터가 있다.


5. 김성주 (당시 만7세, 현재 25세)


인사이트


인사이트사진 제공 = 김성주 아동 가족


김성주 아동은 2000년 6월 15일 전남 강진군 강진읍 교촌리 강진동초등학교 앞 문방구에서 실종됐다.


어머니 강현숙 씨는 딸이 언제나처럼 오빠와 함께 하교를 하려고 기다리던 중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벌써 18년째 딸이 돌아오기를 기도하고 있는 강씨는 "딸을 찾기 위해 농사로 번 돈을 다 탕진하고 빚더미에 올랐어요. 하지만 자식만 찾으면 돈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주에게 명절 음식과 생일을 챙겨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 변함없이 옛날 그곳에서 계속 살고 있고, 단 한 번도 대문과 현관문을 '닫은 적'이 없으니 하루빨리 성주가 집으로 왔으면 좋겠다"고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다.


지금은 어엿한 25살 아가씨가 되어 있을 김성주 아동은 실종 당시 흰색 티셔츠와 주황색 칠부바지, 하늘색 샌들을 신고 있었다.


얼굴은 둥글넓적한 편이며, 쌍꺼풀이 있다. 눈 밑과 이마에 작은 흉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