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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아이가 '공주vs거지' 분장하고 '홀로' 거리에 나오면 생기는 일

유니세프가 아이의 옷차림에 따라 달라지는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인사이트YouTube 'UNICEF'


[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아이는 이해할 수 없는 어른들의 태도에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길을 잃어 불안에 떠는 아이들에겐 어른들의 관심과 보살핌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러나 세상은 그리 따듯하지 않았다. 유니세프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수백만 명의 아이들이 실종되어 행방조차 알려지지 않고 있다.


최근 유니세프는 어른들이 길 잃은 아이의 겉모습에 따라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알아본 하나의 소셜 실험 영상을 공개했다.


먼저 6살 소녀 아나노(Anano)를 섭외해 '부잣집 딸'과 '거지' 정반대의 분장을 시킨 뒤 사람이 많은 식당과 거리에서 혼자 있게 했다.


인사이트YouTube 'UNICEF'


영상에서 첫 번째 실험 장소인 거리로 나선 아나노는 깨끗하고 고급스러운 옷을 입은 채로 가만히 서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어른들이 아나노에게 따듯한 관심을 보였다.


그들은 아나노에게 이름과 나이 등 이것저것을 물어봤으며, 아이와 눈을 맞춰 적극적으로 도와주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아나노가 얼굴에 검은 숯칠을 한 채 더러운 옷을 입고 나오자, 결과는 너무나 달랐다.


아나노는 한참 동안 팔짱을 낀 채 주변을 서성거렸지만 그 누구도 와서 말을 거는 경우가 없었다.


인사이트YouTube 'UNICEF'


두 번째 장소인 식당에서 아나노는 다시 공주처럼 예쁘게 옷을 입고 주변을 돌아다녔다.


그러자 어른들은 아나노가 귀여운지 미소 띤 얼굴로 말을 걸고 얼굴을 쓰다듬었다. 한 남성은 아나노에게 용돈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거지 분장을 한 아나노가 식당에 들어서자 이전보다 더욱 냉랭한 반응들이 돌아왔다.


어른들은 아나노가 혹시 자신의 가방을 훔쳐갈까봐 가방을 끌어당겼으며 아나노를 최대한 다른 곳으로 보내려 했다.


결국 "나가라"는 소리까지 들은 아나노는 너무나 속상했는지, 울음을 참지 못하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인사이트YouTube 'UNICEF'


실험은 이렇게 종료됐고, 식당을 나온 아나노는 실험 감독을 향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사람들이 내 얼굴에 검댕이가 묻어있고 내 옷이 더럽다면서 나보고 나가라고 말했어요. 그게 절 너무나 슬프게 했어요. 저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자신은 공주처럼 꾸몄든 거지처럼 꾸몄든 '똑같은' 아이인데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어른들이 보이는 정반대의 행동이 이해가지 않았던 것.


아나노는 이야기를 하는 중에도 계속해서 눈물을 참으려 눈을 깜빡였다. 하지만 아이의 눈에는 감출 수 없는 슬픔이 묻어나왔다. 


인사이트YouTube 'UNICEF'


이 영상이 보여주는 것처럼,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과 그들의 옷차림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다만 우리가 가진 편견들이 아이의 겉모습만을 보게하고 함부로 판단하게 만든 것이다.


우리는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도움이 필요한 아이에게 다가아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아나노와 같이 어른들의 편견으로 상처받는 아이들이 조금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YouTube 'UNICE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