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안경 쓰고 '안내견' 얼굴 본 시각 장애 여성은 눈물을 흘렸다
전자 안경을 착용한 여성은 8년 만에 처음으로 안내견의 얼굴을 보고 눈물을 훔쳤다.
[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힘든 나날들을 함께한 안내견의 얼굴을 처음 본 여성은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트렸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8년 만에 강아지의 얼굴을 본 여성 메리 세드위크 (Mary Sedgwick, 48)의 사연을 전했다.
메리는 지난 2003년 하루가 다르게 시력이 악화하는 기분이 들었다. 매일 아침 눈에 안개가 낀 듯, 앞에 모든 사물이 뿌옇게 보였기 때문이다.
답답함에 병원을 찾은 메리는 안구후시신경염(Bilateral Optic Neuritis)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메리의 시력이 점점 나빠져 결국 앞을 못 보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메리가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약을 처방해주었다.
메리는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꾸준히 먹었지만 그녀의 증상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2004년 3월 4일 아침, 잠에서 깬 메리는 눈을 떴지만 어두움 외에는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메리는 평생 앞을 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 충격에 빠졌다.
일주일에 80시간씩 내과 의사로 일했던 메리는 더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됐고, 또 혼자 외출하는 것에도 두려움을 느꼈다.
메리는 약 6년 동안 주로 집 안에서만 생활했다.
하지만 그녀의 인생은 안내견 골든리트리버 루시(Lucy)를 만나고 완전히 바뀌었다.
루시는 앞을 못 봐 외출 활동을 두려워하는 주인을 위해 안전하게 이곳저곳으로 인도했다. 또 혼자서 있는 시간을 힘들어하는 메리를 위해 함께 놀아주기도 했다.
이후 메리는 루시의 도움으로 우울증에서도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메리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자 안경 이사이트(eSight)가 개발됐다는 친구의 연락을 받고 테스트해보러 갔다.
이사이트를 착용한 순간 메리는 자신과 8년의 시간을 함께한 안내견 루시의 얼굴을 제일 먼저 볼 수 있었다.
처음 보는 루시의 모습에 감격한 메리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루시를 껴안고 뽀뽀하며 "루시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내가 왜 사는지 알 수 없었다"며 "루시를 만난 이후부터 인생의 의미를 되찾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