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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이 터진 사이 '여사친'에 숨겨놨던 마음 '고백한' 남성

좋아하던 '여사친'에게 고백(?)을 할 기회가 생긴 남성이 '좋아해'라는 메시지를 보낸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영화 '건축학개론'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어젯밤 11시 58분부터 약 28분 동안 국민적인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먹통'이 됐다.


이로 인해 수천만명의 메신저 이용자가 불편을 겪었고, 몇몇 성질 급한 사람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수많은 사람을 짜증 나게 한 것이다. 그러나 모든 이용자가 짜증을 낸 것은 아니었다. 몇몇 이용자는 먹통이 된 그 순간,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을 행동에 옮기기도 했다.


21일 새벽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카카오톡이 불통이 된 틈을 타 '고백'이나 한번 해봤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올린 남성 A씨는 평소 좋아하는 여성이 있었다. 그 여성은 다름 아닌 '여자 사람 친구'.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평소 '여사친'과 굉장히 친밀하게 지내면서 교감했고, 어느덧 그녀에게 푹 빠져버렸다. 하지만 그는 그녀에게 마음을 고백하지 못했다.


아쉽게도 그녀는 '여사친'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A씨는, 많은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그저 자기 전 그녀와 통화하는 것을 자장가 삼아, 잠에 빠지고는 했다.


여사친 또한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잠에 빠져들었다. 두 사람은 하루 한시간 가량은 통화를 해도 할 말이 동나지 않았다.


그러던 며칠 전 A씨는 여사친에게 "남자친구 생겼어"라는 말을 들었다. 마음이 아팠지만, 다소 어이가 없기도 했다.


인사이트영화 '500일의 썸머'


남자의 고백을 받아준 이유가 "그냥 잘 생겨서"였기 때문이다. 슬픔에 잠겨버렸지만,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아마도 A씨는 고백할 기회가 몇 번 있었지만, 두려움에 말도 꺼내지 못했을 것이다.


카톡 메시지를 보내고 잠이나 자버릴까 생각했던 적도 많았을 터다. 질끈 눈을 감고 보내버리고 다음 날 메시지를 확인하는 사람도 더러 있기 때문이다.


그런 A씨는 어젯밤에도 여사친과 긴 전화통화를 나눴다. 그리고 자기 전 메시지를 보내려고 했는데, 카톡이 터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사이트KBS2 '프로듀사'


메시지를 수십차례 보냈지만, '다시 보내기'·'취소' 표시만 떴다. 그 어떤 메시지를 보내도 여사친에게 전달이 되지 않은 것이다.


그때 A씨는 다른 사람들처럼 짜증이 나지 않았다. 순간, 간절히 하고 싶었지만 결국 하지 못한 말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지만 엄청난 뜻을 담은 메시지를 보냈다.


"좋아해"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그렇게 그는 '여사친'에게 전달되지 않을 메시지를, 마음에 쌓아만 두고 있던 진심을 전했다.


하지만 그가 눌렀던 표시는 '다시 보내기'가 아닌 '취소'였다. 메시지는 사라지고, 그의 마음에만 오롯이 남았다.


A씨는 "그녀는 저와 대화하면 편하고 잠이 잘 온다고 하더라. 그래서 매일 자기 전 전화를 했다"면서 "그녀에게 보냈던 메시지는 복구되기 전 삭제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영화 '안녕 나의 소녀'


'짝사랑'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마음을 아리게 하는 A씨의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눈물이 나네", "언젠가 기회가 올 거라 믿는다", "'좋아해'가 이토록 슬픈 단어인 줄 몰랐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지난 20일 오후 11시 58분 무렵부터 약 28분 동안 카카오톡이 먹통을 일으켜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메신저 어플 뿐 아니라 홈페이지도 먹통을 겪었다. 21일 자정이 지나고 30여분 뒤 카카오톡 홈페이지를 제외하고 모두 복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