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착한 기업 LG 만든 '동네 아저씨' 구본무 회장에게 어느 대학생이 쓴 손편지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어느 한 대학생이 장문의 손편지를 통해 세상을 떠난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추모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어느 한 대학생이 장문의 손편지를 통해 타계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추모해 지나가는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LG트윈타워는 전날 구본무 회장의 타계 소식이 전해진터라 애도의 분위기로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었다.


LG그룹은 고인의 유지에 따라 트윈타워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 등에 별도의 분향소를 마련하지 않았다.


깃발도 조기(弔旗)가 아닌 평소와 다름없는 LG그룹 깃발이 내걸려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인사이트


점심시간 무렵 트윈타워 정문 표지석 앞에는 국화 한 송이와 하얀 A4 용지 한 장이 놓여져 주변을 지나가던 LG 계열사 직원들과 시민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하얀 A4 용지에는 자신을 취업 준비생이라고 밝힌 어느 한 대학생이 손으로 직접 구본무 회장에 대한 존경심을 담은 글이 적혀 있었다. 


고인이 된 구본무 회장을 추모한 그는 "27년이라는 짧은 시간을 살아오면서 어려움을 견디고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할 때 내게 힘이 된 것은 다름 아닌 신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할 수 있다는 신념, 물질적 가치를 좇지 말자는 신념, 사람을 사랑하자는 신념 덕분에 많은 어려움들을 극복할 수 있었다"며 "회장님께서 항상 강조하신 인간존중의 경영이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고 고백했다.


인사이트


대학생은 "내가 LG를 좋아하고 회장님을 존경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며 평소 소탈하고 원칙과 소신을 지킨 구본무 회장의 경영철학에 대해 깊은 공감을 드러냈다.


그는 "모든 20대가 그러하듯 취업이라는 과제 앞에 서 있다"며 "신념을 가지고 자신을 우뚝 세워 LG의 앞날에 도움이 되는 인재가 될 것을 약속드린다"고 다짐했다.


이어 "평생 한번이라도 뵙고 싶었는데 참으로 아쉽다"며 "회장님의 신념 또한 내가 이어가겠다"고 마무리 지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모범을 몸소 보여준 구본무 회장의 경영철학에 감동 받은 대학생이 고인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자 남기고 간 것으로 보인다.


인사이트뉴스1


한 관계자는 "회사에서 구본무 회장을 마주친 직원들 대부분이 대기업 오너답지 않은 소탈한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윈타워 표지석 앞에 대학생이 두고 간 국화와 추모 손편지도 구본무 회장의 생전 모습을 그리워하고 추모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구본무 회장에 대한 장례는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르기를 원하는 고인의 유지와 유족들의 뜻에 따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가족장으로 비공개로 치러지고 있다.


빈소는 북적이진 않았지만 고인의 넋을 기리기 위한 각계 인사들이 잇따라 찾아 조문해 추모행렬은 끊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