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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 후원에 앞장서고 있는 LG가 '착한 기업' 대명사 된 진짜 이유

구본무 LG회장은 권위와 격식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소탈한 '이웃집 아저씨' 면모를 보여줘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을 한몸에 받아왔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LG그룹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재계 모범생'이라고 불리는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지난 20일 향년 7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고인의 생전 뜻에 따라 유족들은 장례를 비공개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결정했지만 간밤 조문행렬이 이어지는 등 재계 인사들의 발걸음이 멈추지 않고 있다.


현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구본무 회장의 빈소에는 여느 재벌가와 달리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고인의 넋을 기리는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LG그룹을 지난 23년간 이끌어 온 구본무 회장은 'LG가(家) 3세'로 LG그룹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회장의 손자이자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구본무 회장은 부회장 재직 당시 '럭키 금성'이었던 그룹명을 'LG'로 바꾸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매출 30조 '럭키 금성'을 160조 글로벌 LG로 키운 장본인이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LG그룹


특히 구본무 회장은 재벌가임에도 권위와 격식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소탈한 '이웃집 아저씨' 면모를 보여줘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을 한몸에 받아왔다.


이러한 구본무 회장의 '정도(正道) 경영'이 통했던 것일까. 그동안 남모를 선행에 앞장서온 LG그룹은 '바보 LG'라고 불린다.


구본무 회장은 '기업이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소신에 따라 지난 2015년 9월 'LG 의인상'을 만들었다.


고속도로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 고의로 추돌사고를 낸  '투스카니 의인' 한영탁 씨에서부터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시각장애인 구한 해병대 장병까지 지난 3년간 총 72명이 넘는 시민영웅들이 'LG 의인상'을 받았다.


구본무 회장은 또 경기 광주시 곤지암에 본인의 아호를 딴 '화담(和談) 숲'을 조성하고, 무궁화 500주를 심으며 나라꽃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등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범을 보였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LG그룹


이뿐만이 아니다. LG그룹이 적극 홍보하지 않고 있어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LG그룹은 독립운동가 기념관과 독립운동에 관련된 유적, 독립운동가 후손에게 남몰래 후원 및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LG그룹 계열사 LG하우시스는 지난해 국가보훈처와 함께 '6.25 참전용사 지원' 대상자 주택 주거 환경 개선 공사를 진행했다.


국내에서 1명, 해외에서 2명 등 3명에게 주택 리모델링을 해준 것이다. 이처럼 LG그룹은 한국전쟁 참전용사와 항일 독립운동가 후손, 유적지, 기념관 등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구본무 회장의 소탈하면서도 끈기 있는 리더십과 보이지 않은 LG그룹의 노력이 차곡차곡 쌓여 LG그룹은 '삼성에 밀린 2인자' 이미지에서 묵묵히 제 일을 다하는 도덕적 '착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LG그룹이 '착한 기업'의 대명사가 될 수 있었던 진짜 이유는 첫째 선행을 홍보에 이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꼽았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LG그룹


'착한 기업' 포지셔닝을 의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그 진정성을 인정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둘째는 한국사회에서 재력과 권위를 상징하는 재벌이라는 이미지를 깨고 소탈한 행보를 보인 구본무 회장의 행보와 시대적 배경이 맞물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각종 비리와 정경유착으로 기업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가운데 공정함과 정도를 앞세운 LG그룹의 경영철학이 '바보 LG', '착한 기업 LG'라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었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순환출자'로 이어지는 대기업의 복잡한 지배구조를 끊어 지배구조를 투명화한 구본무 회장.


비록 그는 영면에 들었지만 살아 생전 남긴 '정도 경영'과 원칙은 재계 모범 사례로 남아 많은 이들에게 교훈이 될 것이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LG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