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본무 회장 별세로 재조명되는 '8천만원'짜리 '야구 우승 시계'
구단에게 3번째 우승을 선물하는 MVP 선수에게 선물하기 위해 금고에 보관 중인 '야구 우승 시계'가 재조명되고 있다.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오늘(20일)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뇌수술을 받은 후유증을 이겨내지 못하며 향년 7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구본무 회장은 살아생전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편, 사람들과 공감하기 위해 무던히도 애썼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포츠인 '야구'에 큰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도 유명하며, 삶을 마감하기 전 꼭 'LG트윈스'의 3번째 우승을 강력하게 원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 회장은 1995년 LG그룹 3대 회장에 취임했는데, 공교롭게도 LG트윈스는 1994년을 마지막으로 우승하지 못했다.
구단이 우승하지 못하는 게 혹여 자신 때문은 아닌가 아쉬워하기도 했었다는 구 회장은, 1997년과 1998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친 구단을 보고 중대한 결단을 내렸다.
해외 출장 중 '8천만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를 구매해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MVP에게 선물로 지급하겠다"고 천명한 것이다.
시계에 더욱 깊은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구 회장은 해당 시계를 기업 금고에 보관하도록 지시했다. 기업 자체가 신경쓰고 있다는 점을 알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주기 위함이었다.
처음 약속했을 때만 해도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시계는 2018년인 지금도 금고에 보관돼 있다.
1995년 3대 회장으로 취임해 기업을 23년 동안 이끈 구 회장이 결국 시계의 주인을 찾아주지 못한 것이다.
LG트윈스는 2002년 딱 한 번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우승에 도전했을 뿐, 그 이후 이렇다 할 우승 도전은 하지 못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행보도 그다지 좋지만은 않은 상황. 47경기를 치른 현재, 22승 25패로 7위를 기록 중이다.
구 회장이 남기고 간 유산인 '회장님 야구 우승 시계'가 올 시즌 극적으로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