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갖고 싶다"는 예비 신부에게 중저가 시계 선물한 남성
중저가 브랜드 시계를 선물해준 남친 때문에 '파혼'을 결심했다는 여성의 사연이 올라왔다.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10월 결혼을 앞둔 여성이 남친에게 중저가 브랜드의 시계를 선물 받았다는 사연에 누리꾼들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친이 선물한 시계 때문에 '파혼'을 할 것 같다는 여성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을 올린 여성 A씨는 올해 28살이며, 6년 전 6살 연상인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났다. 그리고 다가오는 10월, 결혼이 예정돼 있다.
A씨에 따르면 남친은 '욕심' 자체가 없는 사람이다. 그녀는 "제가 본 사람 중 가장 물욕이 없다"면서 "옷이나 차에도 전혀 관심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래서였을까. 남친은 A씨에게 선물을 해주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해준다고 해도 10만원이 넘는 선물은 '딱' 한 번이었다.
받았던 선물은 텀블러, 유리컵, 파우치, 책, 미니 선풍기 등 소소한 것들이었다. 여자친구도 검소하다고 생각한 탓이었다.
A씨는 "나는 남친에게 노트북, 구두, 가방, 명품지갑, 헤어숍 회원권을 선물해줬는데 굉장히 서운함을 느껴왔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A씨는 그 서운함을 드러내지 않았다. 남자친구의 진심이 더 소중했기 때문이다.
언젠가 자신이 명품 선물을 부탁하면 사주리라는 믿음도 있었다. 무엇보다 자신을 '검소한 여성'으로 아는 그 마음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런 A씨는 6주년을 며칠 앞둔 어느 날, "어떤 선물 받고 싶어?"라는 남친의 질문에 "시계"라고 답했다.
6주년 당일, A씨가 받은 시계는 무엇이었을까. 그녀는 "저는 중저가 브랜드의 시계를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A씨는 "정말 부끄러웠다"면서 "이 시계를 차고는 일도 못 하겠고, 학회를 갈 수도 없다"고 말했다.
연봉을 얼추 아는 사람들로부터 명품백 하나 안 사고 뭐 하냐는 말을 들어왔던 그녀는, 차마 "남친에게 이 시계를 선물 받았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결국 A씨는 남자친구와 감정 다툼을 했고, "오빠가, 내게 선물해준 것 중에 10만원 넘는 건 소파말고 없잖아"라고 소리쳤다.
그 말은 남친에게 '상처'가 됐다. 남친은 A씨가 선물을 받을 때마다 '가격'을 생각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의 입에서는 "변했어"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A씨는 "나는 검소하지 않다. 과거 돈이 없어 검소하게 살던 시절은 너무 숨 막히고 힘들었다"면서 "적당히 사치하고, 사고 싶은 게 있으면 사는 삶이 좋다"고 얘기했다.
이어 "그런 행복을 느끼는 내가 진짜 '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남친과 결혼하면, 과거의 검소한 생활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 벌써부터 숨이 믹한다"고 덧붙였다.
감정의 골이 깊어진 두 사람은 다툼 이후 일주일 넘도록 서로 연락을 하지 않고 있다.
6년을 연애한 장수 커플이고, 결혼이 예정돼 있지만 서로는 사랑스러운 미래를 그리지 못하고 있다.
A씨는 "다른 사람들이 볼 때 내가 속물인지, 남친이 무심한 건지 알아보고 싶다. 많은 의견 부탁드린다"며 글을 마쳤다.
한편 해당 브랜드 에서 취급하는 시계는 최저 2만원, 일반적으로는 5,6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최근 취업포털 '커리어'가 미혼 직장인 41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남성 55.1%, 여성 43.9%가 "데이트 비용에 부담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해 눈길을 끈다.
데이트 비용이 가장 부담되는 순간은 '예기치 못한 지출이 갑자기 생길 때'(56.1%), '기념일'(18.0%), '상대가 바라는 것이 생겼을 때'(5.3%)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