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10℃ 서울
  • 10 10℃ 인천
  • 10 10℃ 춘천
  • 10 10℃ 강릉
  • 10 10℃ 수원
  • 8 8℃ 청주
  • 8 8℃ 대전
  • 9 9℃ 전주
  • 9 9℃ 광주
  • 8 8℃ 대구
  • 12 12℃ 부산
  • 14 14℃ 제주

"25년 전 사라진 남동생이 만신창이가 돼서 신안에서 발견됐습니다"

25년 만에 만난 동생의 모습을 본 누나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인사이트SBS '궁금한 이야기 Y'


[인사이트] 진민경 기자 = 1993년 실종됐던 한 남성이 전남의 한 마을에서 발견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지난 11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수십년 전 잃어버린 동생을 마침내 찾게 된 박영선 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연의 주인공인 영선 씨에 따르면 자그마치 25년 전인 1993년 4월, 본가가 있던 경남 밀양에서 그녀의 동생과 어머니가 함께 실종됐다.


타지에 직장을 잡은 영선 씨를 보러 집을 나섰던 두 사람은 버스 정류장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종적을 감췄다.


인사이트SBS '궁금한 이야기 Y'


가족들은 두 사람이 행방불명 되자마자 경찰에 신고하고 신문광고를 통해 애타게 찾았다.


하지만 끝내 찾지 못했고 법원 또한 두 사람을 사망했다고 판단해 실종 선고를 내렸다.


수십년이 지났음에도 가슴에서 어머니와 동생을 지우지 못한 영선 씨.


그녀는 지난해 가을,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다시 한번 경찰에 두 사람에 대한 실종 신고를 했다.


인사이트폭행 흔적으로 추정되는 영준씨의 아랫니 빠진 모습 / SBS '궁금한 이야기 Y'


간절한 바람이 전해진 것일까. 영선씨는 기적처럼 얼마 뒤 동생 영준 씨를 찾았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경찰로부터 전화를 받은 뒤 동생을 만나기 위해 영선 씨가 한달음에 달려간 곳은 전라남도.


연고도 없는 그곳에서 다시 만난 동생 영준 씨는 원래의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처참한 모습이었다.


음식을 잘 먹지 못했는지 깡마른 체형에 아랫니가 빠져있었고, 등에도 무언가 뾰족한 것으로 구타당한 흔적이 보여 그간 힘든 시간을 보내왔음을 방증했다.


인사이트폭행 흔적으로 추정되는 영준씨의 등에 남은 흉터 / SBS '궁금한 이야기 Y'


또 영준 씨가 경찰에 발견 당시 가지고 있던 신분증에는 '한성수'라는 낯선 이름이 적혀있었다.


게다가 자신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는 누나 영선 씨를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 듯 바라봐 그가 실종되기 전 기억을 모두 잃어버렸음이 확인됐다.


실제 영준 씨는 자신과 함께 같은 날 실종된 어머니에 대해서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영준 씨의 모습에서 수상한 낌새를 눈치챈 제작진이 그가 머물렀다는 전남 신안군의 한 마을을 찾아 가족과 떨어져 살았던 그간의 삶을 추적했다.


인사이트SBS '궁금한 이야기 Y'


마을에 들어서자 영준 씨의 얼굴을 알아본 한 아주머니가 다가와 "(영준 씨는)바다에서 김 작업을 했다"며 "그래서 많이 맞으며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이후 영준 씨가 거주했던 장소 역시 사람이 살았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환경이 열악해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한편 최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2014년 세상에 알려진 '신안 염전 노예 사건'을 재조명해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이번 영준 씨의 사건까지 세간에 전해지자, 일명 '현대판 노예'를 만들며 인권유린의 온상이 되고 있는 도서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또 다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