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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 송혜희를 찾습니다"…20년째 실종딸 애타게 찾으러 다니는 아버지

건강이 악화돼 거동도 제대로 할 수 없지만 딸을 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아버지는 오늘도 전국을 헤맨다.

인사이트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


[인사이트] 최민주 기자 = "혜희야! 항상 이 아빠가 너를 찾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건강히 살아만 있어 다오!"


1999년 2월 13일, 설날을 사흘 앞둔 날. 친구들과 놀다 공부를 마저 하겠다며 학교로 돌아갔던 딸은 그 뒤로 영영 집에 오지 않았다.


야간학습을 마치고 하교하던 학생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이 사건은 평택 송혜희 양 실종 사건이다.


당시 경기도 평택시 송탄여고에 다니던 송혜희 양은 고3 반배정을 받던 날 밤 10시경 집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실종됐다.


인사이트


인사이트사진제공 = 송혜희 학생 가족


단순 가출로 판단했던 경찰이 뒤늦게 수사에 들어갔지만 딸의 발자취도 찾지 못했다. 지난 2014년 2월 공소시효마저 끝이 났다.


금방 돌아올 줄 알았던 송혜희 양이 자취를 감춘 후 20년. 모두가 가망이 없다고 말하지만 아버지 송길용 씨는 여전히 딸을 찾아 전국을 유랑한다.


강산이 두 번 바뀔 동안 송씨는 서울부터 땅 끝 해남까지 발길 닿는 곳마다 딸 송혜희 양을 찾아달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는 하루에 2~3천장 씩 딸의 얼굴이 커다랗게 찍힌 전단지를 나눠준다. 누군가 전단지를 구겨버린다 해도 다시 주워 다리미로 깨끗하게 다려놓는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Youtube '조선일보 Video C'


딸을 기억하고 있을 단 한 사람이라도 만나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매일같이 집을 나서는 송씨.


생업을 뒤로 한 채 함께 딸을 찾아 헤매던 아내마저 세상을 떠났지만 송혜희 양이 어딘가에는 꼭 살아있으리라 믿으며 더욱 열심히 방방곡곡을 누빈다.


이같은 아버지의 노력 덕분인지 "실종된 송혜희 좀 찾아주세요"라는 현수막을 잘 알고 있다는 시민들이 점점 늘어났다.


하지만 송씨에게 남겨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아보인다. 몇년 전 높은 곳에 현수막을 걸다 떨어져 수술을 받기도 했고 이후 뇌경색까지 찾아왔다. 


인사이트YTN NEWS


후유증에 시달리며 거동도 제대로 할 수 없지만 기초생활보장 수급비 50만원 전부를 전단지와 현수막 만드는데 쓸 정도로 간절한 마음이다.


딸을 찾기 전에는 편히 눈을 감을 수 없다는 송씨가 바라는 건 단 하나, 송혜희 양이 건강히 살아있는 것이다.


"이 아빠는 널 찾을 수만 있다면 어떠한 힘든 일이라도 참고 견뎌 낼 것이다. 사랑하는 나의 딸 혜희야! 너무나도 보고싶구나"


오늘도, 내일도 아버지는 딸을 찾아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