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소방훈련 후 자택서 심정지로 사망한 14년 차 40대 베테랑 소방관

14년간 화재진압으로 힘써온 40대 소방관이 심정지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14년간 화재진압으로 힘써온 40대 소방관이 심정지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1일 부산진소방서 가야119안전센터와 119소방안전사업복지단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8시 34분께 이(46)모 소방관(지방 소방장)이 자택에서 쓰러졌다.


함께 있던 아내가 남편이 이상하다고 여기고 곧장 119에 신고했다. 이 소방관은 심정지 상태로 CPR(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이날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부산소방본부에서 실시한 소방전술훈련 평가의 마지막 날이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이 소방관은 10일 팀전술훈련을 받았으며 오후 5시께 훈련이 끝나고 장비를 정리한 후 자택으로 귀가해 이 같은 변을 당했다.


한 집안의 가장이기도 했던 이 소방관에게는 사랑하는 아내와 12살, 6살 난 어린 두 자식이 있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2004년 처음 소방관에 임용된 이 소방관은 14년간 시민 안전이 위협받는 곳이라면 지체없이 달려가 구조의 손길을 내밀었다.


화재진압이 그의 주 역할이었으며 이밖에도 각종 구조현장을 누비며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소방 관계자는 "평소 성실하고 건강했던 직원이 갑자기 그렇게 돼서 마음이 좋지 않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사인은 나와봐야 알겠으나, 동료들 사이에서는 무리한 훈련이 육체적인 부담으로 가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루 평균 3건 이상 현장출동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도 본부에서 실시한 훈련을 참가하다보니 업무가 가중됐다는 것이다.


119소방안전사업복지단 최인창 단장 역시 "일과와 훈련, 교육에 혹사당하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팀전술 훈련은 계속 있어 왔으나 제천사고 이후 반복 훈련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실제로 소방청은 제천참사 이후 현장대원의 재난현장대응력을 강화 시키겠다며 일과표를 도입하는 등 훈련 확충에 나섰다.


현재 시범 운영 중인 '소방공무원 일과표'에는 주간과 야간으로 나뉘어 하루 4번 교육을 받도록 되어있다. 장비조작훈련, 소방전술훈련, 위험예지훈련, 기초체력훈련 등이다.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6월부터 이를 어길 시 시정, 경고, 문책 순으로 단계적 처벌이 이뤄진다. 현장에 있는 소방관들은 이러한 제도가 그저 황당하기만 하다.


언제 현장에 출동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일과에 맞춰 훈련을 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 탁상행정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조·화재 진압, 훈련에 잡다한 행정업무까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소방관들은 훈련을 늘리는 것보다 턱없이 부족한 인력을 충원하는 것이 더욱 시급한 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