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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는 안 시키고 '와이파이 비번' 물어보는 손님 때문에 죽겠습니다"

카페사장이 하라는 주문은 안 하고 대뜸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물어보는 '와이파이 거지' 방문객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서울시 모처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김지훈(가명·38) 씨는 '진상고객'보다 못한 일부 방문객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매장을 방문한 손님도 아니면서 문을 열고 들어와 당당하게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뭐냐고 물어보는 손님이 간혹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역대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방문객들이 김씨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떠났다.


바쁜 점심시간이 지나고 비교적 한산한 시간에 초등학생으로 추정되는 손님이 김씨의 매장을 방문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뉴스1


뚜벅뚜벅 카운터로 걸어온 꼬마 손님은 음료 주문이 아니라 엉뚱한 것을 주문했다. 바로 '와이파이 비밀번호'다.


당돌한 꼬마 손님이 대뜸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묻자 김씨는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꼬마 손님은 김씨에게 동영상을 보려고 하는데 데이터가 없다며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김씨가 안 된다고 답하자 꼬마 손님은 생각지도 못한 말을 했다. 엄마가 김씨의 매장에서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물어본 뒤에 동영상을 보라고 시켰는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김씨는 어이가 없었지만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알려줄 수 없다고 말하며 꼬마손님을 돌려보냈다.


그리고 며칠 후 카페에 온 또 다른 방문객이 김씨를 당황케 만들었다.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저녁시간이었다. 한 손님이 가게 출입문을 열고 들어와 데이터가 없으니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김씨는 곧바로 거절 의사를 표했다. 그러자 방문객은 자신이 여기 단골이며 사장과 친하다고 큰소리를 냈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김씨로서는 황당할 뿐이었다. 자신이 사장인데 와이파이를 요구하는 이 손님은 한 번도 본적 없는 사람이었기 때문.


결국 김씨는 "제가 사장인데 처음 뵙네요"라고 말했다.


이러한 김씨의 말에 당황했는지 사장님과 친분이 있다고 밝히며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뭐냐고 요구하던 손님은 부리나케 매장을 떠났다.


김씨는 "주변 사장님들이 요즘 '와이파이 거지'가 있다고 하는 말이 우스갯소리인 줄 알았다"며 "세상엔 참 희한한 사람이 많다"고 토로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이 같은 얌체 방문객이 많아서일까. 최근 탐앤탐스 등 일부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개인 카페는 영수증 하단에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적어놓는다.


결제를 해야만 무료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실제 구매객들이 매장을 조금이나마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인 셈.


와이파이가 보이지 않는 무형의 것이라는 이유로 제 것인 것 마냥 당당하게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몰지각한 손님의 모습은 양해와 부탁이 점차 사라져 가는 우리 사회의 민낯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