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일본 천황 숭배하라는 말에 목숨 걸고 거절한 고등학생이 있었다

일제강점기, 천황 생신을 축하하라는 윤리 시험 문제에 목숨을 건 답변을 적어낸 한 고등학생이 있었다.

인사이트(좌) 국사편찬위원회, (우) 김수환 추기경 추모 사이트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일본의 세력이 서슬 퍼렇던 일제강점기. 


윤리 과목 시험에 "천황 폐하의 생신을 맞이하여 황국신민으로서 소감을 쓰라"는 문제가 나왔다.


여기에 단 두 문장의 답변을 적어 낸 학생이 있었다. "나는 황국신민이 아님. 따라서 소감이 없음"


이 학생은 곧바로 교장실로 호출된다. 그리고 따귀를 얻어맞는다.


이후 수십여 년이 지나 어느덧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학생은 직접 그때를 회상하며 글을 적는다.


"일제 황국 식민화 정책에 반기를 드는 답안지를 내자 교장 선생님은 나를 불러 야단을 치시다 뺨을 때리셨다. 학교를 폐교 위기로까지 몰아갈 위험천만한 내 행동을 꾸짖는 자리에서 또박또박 말대꾸를 했으니 맞을 만도 했다"_「가톨릭평화신문」 2007년


인사이트김수환 추기경 추모 사이트


일제강점기, 한 학교를 뒤흔들었던 이 학생은 바로 천주교라는 특정 종교를 넘어 우리나라 인권과 민주화 운동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故 김수환 추기경이다.


92년 전인 1922년 음력 5월 8일은 한국 최초의 가톨릭 추기경이자 전 세계에서도 최연소 추기경이었던 故 김수환 추기경이 태어난 날이다.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란 김수환 추기경은 현재 서울 동성중학교와 동성고등학교의 전신인 동성상업학교에 입학한다. 그리고 재학 시절 이같은 사건을 일으켰다.


당시 김수환 추기경의 뺨을 후려쳤던 교장 선생님은 같은 한국 사람이었다.


선생님은 학생 김수환이 일제에 탄압을 받을까 봐 우려하여 보여주기식으로 일부러 때렸던 것이었고, 김수환 추기경은 뺨을 맞은 대신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이 교장 선생님은 김수환 추기경이 일본으로 유학을 갈 때 1등 추천서를 써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돕기도 했다.


인사이트김수환 추기경 추모 사이트


어린 나이에도 맞는 말을 하며 자신의 신념을 지켜낸 김수환 추기경을 일찌감치 알아봤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일본으로 유학을 간 김수환 추기경은 현지에서 만난 독일인 신부에게 감명받아 사제의 길을 걷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30여 년이 지난 1969년, 한국 최초이자 당시 전 세계 최연소 나이인 47세에 추기경이 됐다.


죽는 날까지 참신앙인으로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 각국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던 故 김수환 추기경.


한국 최초의 가톨릭 추기경이었던 그의 세례명은 스테파노(Stephen)였다. 스테파노는 신약 성경에 등장하는 최초의 순교자 이름이다.


우리나라에 처음이자 다시 없을 사랑을 전파했던 김수환 추기경은 지난 2009년 2월 16일 선종했다. 추기경들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재임한 기록을 세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