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지루할까봐 어린이날 행사서 '대통령 연설' 뺀 文 대통령

인사이트대한민국 청와대 페이스북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지난 5일 오전 청와대에서는 제96회 어린이날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기존에 진행됐던 어린이날 행사들과는 조금 다른 성격을 띄었다.


도서·벽지·접경 지역, 다문화 가정, 장애 어린이 280여명이 초청된 것인데, 이는 상대적으로 문화적 소외감을 느낄 아이들을 생각한 청와대의 배려였다.


청와대의 세심한 배려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인사이트대한민국 청와대 페이스북


청와대는 아이들이 청와대 본관에 도착하자 전통 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행사장에 입장하도록 했다. 국빈들만 받을 수 있는 '최상의 예우'를 아이들에게 선사한 것이다.


또 어린이날 행사가 취임 후 처음이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무릎을 굽혀 자세를 낮춘 일명 '눈높이 인사'를 하며 아이들을 진심으로 환영했다.


어린이날 행사는 '사자놀이', '판굿', '여군 의장대 시범' 등으로 구성된 1부 공연 관람과 '공굴리기', '박 터뜨리기' 등으로 구성된 명랑 운동회 순서로 진행됐다.


이런 다채로운 프로그램 덕분에 이날 아이들은 좋은 기억만 갖게 됐다. 그리고 청와대는 그런 아이들에게 청와대 로고가 새겨진 카드 지갑과 머그컵,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기념 세트 등으로 구성된 기념품을 전달해 이날 행사를 평생 추억할 수 있도록 했다.


인사이트대한민국 청와대 페이스북


그런데 이날 행사에서는 '뭔가' 빠진 게 있었다. 바로 '대통령 연설'이다.


'대통령 연설'은 어떤 행사, 자리든 대통령이 참석했으면 진행되는 게 관례다. 그러나 이날 행사에서는 이 '대통령 연설'이 생략됐다.


이 이유에 대해 이날 행사를 기획한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입을 열었다.


탁 행정관은 7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린이날 행사를 준비하면서 대통령께서 유독 어떤 형태이던지 '말씀' 순서는 빼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인사이트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 페이스북


이어 "그 이유가 궁금했는데 행사를 준비하면서 역대 대통령의 어린이날 행사를 살펴보니 다들 아이들 앞에서 이런저런 연설을 하시더라"며 "물론 좋은 말, 새길만한 말들이었겠지만 아이들 입장에선 그렇게 재미있는 시간은 아니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문 대통령은 그 시간에 아이들과 뛰어 놀거나 노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전했다.


인사이트대한민국 청와대 페이스북


이처럼 문 대통령은 아이들이 혹시라도 지루해할까 봐 '대통령 연설'을 과감하게 생략했다. 어찌 보면 파격적이고, 또 문 대통령의 '아이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인사이트대한민국 청와대 페이스북


한편 이날 행사에서 문 대통령은 박 터뜨리기에서 져 우는 아이를 달래기도 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우는 아이에게 다가가 "아가, 왜우니?"라며 소녀를 안아줬고,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마치 할아버지처럼 아이를 달래주는 문 대통령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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