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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알바생 퉁퉁 붓도록 울게 만든 할머니의 시커멓게 때탄 '10원 동전'

쭈글쭈글해진 손으로 할머니가 건넨 10원짜리 동전을 받아든 편의점 알바생은 그만 참아왔던 눈물을 펑펑 터뜨리고 말았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양희진 씨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허스름한 옷차림의 한 할머니가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와 시커멓게 때탄 10원짜리 동전 하나를 편의점 알바생에게 건넸다.


할머니가 쭈글쭈글해진 손으로 건넨 10원짜리 동전을 받아든 편의점 알바생은 그만 참아왔던 눈물을 펑펑 터뜨리고 말았다.


6일 대전 서구 계백로에 있는 대청병원 내 한 편의점에서 알바하는 여대생 양희진(23) 씨는 인사이트 취재진에게 시커멓게 때탄 10원짜리 동전에 담긴 조금 특별한 사연을 소개했다.


충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3학년을 마치고 잠시 휴학해 집 근처 편의점에서 알바 중이라는 양희진 씨는 지난 2일 저녁 무렵 한 할머니가 편의점에 들어와 무언가를 한참 찾으시고 계셨다고 말했다.


양희진 씨에 따르면 한참 동안 편의점을 서성이던 할머니는 라면 하나를 집어들고 계산대 앞으로 오셨고 할머니는 "아이고, 미안혀. 내가 잔전 뿐이라서"라고 말씀하시면서 주섬주섬 동전을 꺼내 계산대 위에 올려놓으셨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할머니가 사려고 하시는 라면의 가격은 1,150원. 그런데 할머니가 계산대 위에 올려놓으신 10원짜리와 50원짜리, 100원짜리 동전을 다 합친 금액은 10원이 부족한 1,140원이었다.


10원이 부족하다는 사실에 당황한 할머니는 "손주가 이 라면이 먹고 싶다고 했는데...."라며 "내일 꼭 가져다줄테니 10원만 외상해주면 안될까?"라고 편의점 알바생 양희진 씨에게 물었다.


할머니의 딱한 사정을 알아차린 편의점 알바생 양희진 씨는 웃으며 "할머니, 10원 정도는 괜찮아요"라고 말씀드리며 할머니의 라면을 계산해드렸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갔고 다음날 아침. 할머니가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오시더니 계산대 앞에 "어제 라면 10원!"라고 말씀하시며 10원짜리 동전을 올려놓으시는 것 아닌가.


할머니가 계산대에 올려놓으신 10원짜리 동전은 시커멓게 때가 타있었다. 편의점 알바생 양희진 씨는 10원 동전을 보고는 "에구 할머니, 진짜 안 주셔도 됐는데"라고 말했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양희진 씨


알바생 양희진 씨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할머니는 "예끼! 내가 학샹보다 어른인데 거짓말을 하면 쓰나"라며 "어른은 그러면 안돼야~"라고는 시커멓게 때탄 10원짜리 동전을 두고는 유유히 편의점을 나서셨다.


양희진 씨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약속을 지키신 할머니 모습을 보고) 10원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며 "무엇보다도 이 10원을 소중히 간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낱 편의점 알바생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소소한 가치를 느끼고 배우는 중이다"며 "이 또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당당하게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양희진 씨는 또 "진로 결정을 하지 못해 3학년을 마치고 1년간 휴학을 하면서 집앞에 있는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다"며 "이게 내 인생에 있어서 터닝포인트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여 훈훈함을 더했다.


사실 10원짜리 동전은 아무런 가치가 없는 동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편의점 알바생 양희진 씨에게 있어 10원 동전은 그 무엇가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동전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