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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네덜란드에도 파란 눈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있었다

한국, 대만, 중국 뿐만 아니라 네덜란드에도 일본군으로부터 고통받던 '위안부' 피해자가 있었다.

인사이트영화 '아이 캔 스피크'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위안부 피해자의 삶을 그린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는 옥분(나문희 분)이 미국 의회에 참석해 자신이 겪은 고초를 증언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한 이 장면은 실제 2007년 미국 의회에서 열린 위안부 사죄 결의안 공개 청문회를 모티브로 했다.


당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전 세계인들이 보는 앞에서 끔찍하고 잔인했던 일본의 만행을 낱낱이 폭로했다.


그런데 영화 속에는 옥분 외에도 위안부 피해자의 절절한 증언을 들으며 눈물을 훔치는 푸른 눈의 여성 '미첼'이 등장한다.


그는 네덜란드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얀 러프 오헤른(95)이다.


인사이트 KBS 1TV '글로벌 정보쇼 세계인'


대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라고 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만, 중국 등 아시아권 여성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먼 나라 네덜란드에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있었다.


1942년 3월 네덜란드 식민지 인도네시아 자바를 점령한 일본군은 현지에 살고 있던 네덜란드 여성 100여명을 싣고 수용소로 데려갔다.


한국의 위안부 할머니와 마찬가지로 일본군은 그들을 성노예로 부렸다. 


성병 검사를 빌미로 강간을 일삼았으며, 성관계를 거절할 때마다 심한 구타와 모욕을 일삼았다. 


인사이트 KBS 1TV '글로벌 정보쇼 세계인'


네덜란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난 건 1992년이었다.


앞서 오헤른 할머니는 처음으로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폭로한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을 보고 용기를 냈다.


카메라 앞에 선 오헤른 할머니는 지옥 같았던 그날의 일상을 전 세계에 알렸다.


그 해 12월부터 네덜란드 헤이그 일본 대사관 앞에서는 매주 화요일 일본 과거사의 책임을 묻는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일본군의 진심 어린 사죄와 책임을 요구했다.


인사이트 KBS 1TV '글로벌 정보쇼 세계인'


그러던 중 2013년 일본군이 2차 세계대전 중 네덜란드 여성 25명을 강제로 끌고가 위안부로 삼았다는 공문서이 발견됐다.


530쪽에 달하는이 문서에는 패전 후 전직 일본군 장교 5명과 민간인 4명이 네덜란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는 기록까지 남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강제 연행한 사실이 없다'고 발뺌했다.


한국, 네덜란드, 중국, 대만 할 것 없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선 뻔뻔함을 고수하고 있는 중이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한편 처음 세상에 네덜란드 위안부 피해자의 존재를 알린 오헤른 할머니는 현재 호주에서 거주하며 여전히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해 싸우고 있다.


최근에는 자신이 겪었던 피해 사실을 엮어 '나는 일본군 성노예였다'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그는 이 책을 펴내며 "세상의 이른바 '위안부'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