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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이 굴착기 타고 화재 현장서 생후 2개월 영아 구조

현직 경찰관과 굴착기 기사, 합작하여 화재 위험에 처해있던 생후 2개월된 아이와 엄마 구조. 구조 직후 창문에서 화염이 치솟아

불난 집서 굴착기로 구조되는 모자. 대전 유성지구대 김용서 경사와 굴착기 기사는 2개월 된 아이를 구하고서(왼쪽), 아이 엄마에게 창문으로 빠져나오도록 했다(가운데). 구조 직후 창문에서는 화염이 치솟아(오른쪽) 자칫 큰 인명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연합뉴스

대전의 한 현직 경찰관이 굴착기에 달린 삽을 타고 올라가 불난 빌라 2층에서 모자를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4일 대전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정오께 중구 산서로 한 빌라 2층 김모(27·여)씨의 집 거실에 켜놓은 촛불이 옆으로 옮아붙으며 불이 났다.

당시 집 안에 있던 김씨와 생후 2개월 된 김씨 아들은 미처 대피하지 못해 창문을 열고 급하게 구조 요청을 했다.

마침 휴무 중 아내와 함께 차량을 타고 인근을 지나던 둔산경찰서 유성지구대 김용서 경사가 화재현장을 발견하고서 이들의 구조에 나섰다.

근처 공사현장에 있던 굴착기 기사도 김 경사와 함께 구조 작업을 시작했다.

빌라 외벽에 대 놓은 사다리를 이용해 2층 창가까지 접근한 김 경사는 굴착기에 달린 삽에 올라타 김씨 아들과 김씨를 차례로 구출했다.

굴착기 기사는 안으로 움푹 파인 삽을 반대 방향으로 돌려 사람이 그 위에 탈 수 있도록 지지대를 만드는 기지를 발휘했다.

모자가 안전하게 밖으로 나오자마자 창문으로는 화염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아 자칫 큰 인명 사고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었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연기를 조금 들이마신 김씨 모자는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현재 건강에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15㎡와 가재도구를 태워 1천900만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낸 불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소방대원에 의해 10여 분만에 꺼졌다.

김 경사는 곧바로 현장에서 벗어나 한동안 선행이 알려지지 않다가 최근에서야 주변의 제보로 밝혀지게 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굴착기 기사는 신원 밝히기를 극구 꺼리고 있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경사 역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는 걸 겸연쩍어하고 있다"면서 "뒤늦게나마 이들의 모범적인 행동을 더 전할 수 있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인사이트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