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유명 연예인이었다면..." 의료 사고에 신용불량자 되고 자살까지 시도한 여성

가수 겸 배우로 활동했던 한 여성이 한예슬 사고 후 자신의 의료사고를 고백했다.

인사이트Instagram 'nikita0528_official'


[인사이트] 전현영 기자 = 최근 배우 한예슬이 SNS를 통해 의료사고를 당한 사실을 밝히면서 많은 이들이 의료 사고로 고통받는 현실을 토로하고 나섰다.


그중 배우 겸 가수로 활동했던 한 여성도 2년 전 당한 의료사고를 고백했다.


26일 '니키타'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여성은 자신의 SNS에 "최근 배우 한예슬님의 사건을 기사로 보면서 작은 용기를 내어 이렇게 저의 현실을 알립니다"라며 글과 사진을 게재했다.


2016년 강남의 한 병원에서 시술을 받던 중 니키타는 의료사고로 얼굴 왼쪽에는 심재성 2도 화상을, 오른쪽에는 3도 화상을 입었다.


현재까지도 아픔과 흉터로 고생하고 있는 니키타는 상처 부위를 가리기 위해 얼굴에 항상 밴드를 부착하고 있다.


니키타에 따르면 2년이 지난 지금도 병원은 진심 어린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Instagram 'nikita0528_official'


한예슬 사건으로 용기를 냈다는 니키타는 "저 같은 대중문화예술인들이 의료사고로 피해를 입어도 유명인이 아니면 관심조차 가져주지 않고 사과도 받기 힘들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26일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니키타는 병원과 민사소송을 벌였지만 소송 중 상대측은 유명하지 않은 연예인이라 보상금액을 낮출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전했다.


니키타는 얼굴에 흉터가 남는 의료 사고로 대중 앞에 나설 수 없게 되면서 국내 활동과 중국 진출이 모두 무산됐다.


사고 후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신용불량자까지 된 니키타는 수차례 자살 시도로 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했다.


병원의 진심 어린 사과와 보상을 받지 못하고 혼자 치료를 받으며 고통의 시간을 견뎌내야 했던 니키타의 사연에 많은 이들의 공감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니키타는 최근 KBS2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에 출연 중인 미나의 여동생으로, 미나는 자신의 SNS에 동생에 대한 글을 남겨 힘을 보탰다.


미나는 "밝고 쾌활하던 제 동생은 우울증과 상처의 후유증으로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 살고 있다"며 많은 분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인사이트미나-니키타 /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긴 법정 싸움 끝에도 보상을 받기 어려웠던 의료사고 피해자들은 한예슬의 사고를 계기로 곳곳에서 억울함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의료사고가 생겼을 때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인정받고 제대로 된 보상을 받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피해자 측이 병원의 의료 과실을 증명해야 하는데 병원이 의료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이 전문의를 상대로 싸우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4-2016년 의료소송 2,854건 중 피해자 주장을 완전히 인정한 경우는 33건(1.2%)밖에 되지 않는다.


부분적으로라도 피해 사실을 인정해 일부 보상을 받은 경우도 831건(29.1%)에 불과하다.


지난 2014년 10월 신해철이 장 협착 및 위 축소 수술을 받고 사망하면서 2년 뒤 일명 신해철법으로 불리는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이 개정됐다.


법안이 바뀌면서 환자가 사망하거나 중대한 피해를 본 경우에 의료기관 동의 없이도 한국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분쟁조정절차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여전히 의료사고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환경으로, 법안의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피해자의 입증 책임을 완화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