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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걷게 해주세요" 유도하다 목 꺾여 하반신 마비된 중2 소년

비록 하반신 마비가 됐지만 다시 걸을 날을 기다리며 희망을 잃지 않고 있는 15살 소년이 있다.

인사이트

SBS 'SBS스페셜'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불의의 사고로 하루아침에 하반신 마비가 됐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매일 '발가락'만 움직이길 기다리는 소년이 있다.


지난 2월 방송된 SBS 'SBS스페셜'에서는 다시 두 발로 걷는 그 날만 기다리고 있는 15살 김동성 군의 사연이 그려졌다.


중학교 2학년, 한창 운동을 하며 친구들과 뛰어놀 나이에 동성이는 지금 병원에 누워있다.


사고는 지난 여름 불현듯 찾아왔다. 유도를 하던 중 머리에 땅을 대고 엎드려 하는 마무리 운동에서 그만 동성이의 목이 꺾이고 말았다.


수술로 목뼈는 제자리를 찾았지만 한번 손상된 신경은 돌아오지 않았다.


동성이는 하반신 마비가 됐고, 동성이의 시간은 그날로 멈췄다.


인사이트SBS 'SBS스페셜'


가족들은 매일 동성이 발가락만 쳐다본다. 발가락을 움직일 수 있다는 건 재활치료의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다.


이는 곧 걸을 수 있다는 희망이기도 하다. 남들이 보기엔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사실 동성이는 발가락이 움직이도록 엄청난 힘을 주고 있다.


1시간 정도 발가락을 보고 나면 운동장 30바퀴를 뛰었을 때만큼의 힘이 든다고 한다.


움직이지 않는 발가락을 보면 속상할 만도 한데 오히려 동성이는 "발이 주인 닮아서 말을 안 들어요"라며 너스레를 떤다.


좌절하지 않는 동성이의 모습에 엄마는 대견하면서도 마음이 아프다.


인사이트SBS 'SBS스페셜'


어둑어둑 밤이 찾아들고, 동성이가 문득 병실의 적막을 깨고 엄마에게 말을 건다.


종일 자신 곁에 붙어서 들고, 옮기고, 씻기고, 먹이고. 모든 것을 해주는 엄마가 계속 마음이 쓰였던 동성이다.


동성이가 "힘들었어?"라고 묻자 엄마는 꺼내지 못했던 속내를 털어놓는다.


잠도 못 자고 병간호를 하는 건 엄마에게 일도 아니었다. 다만, 아픈 아들을 보고 있는 건 엄마에게 지옥과도 같았다.


엄마는 "동성이 보는게 제일 힘들었어, 안쓰러워서"라며 "하늘이 무너진다는게 이런 거구나 싶었어"라고 말했다.


인사이트SBS 'SBS스페셜'


묵묵히 엄마의 이야기를 듣던 동성이는 "엄마, 나 좀 있으면 걸을 거야"라고 먼저 위로를 건넨다.


수고했다는 말도 덧붙인다. 빨리 낫겠다는 의지도 전한다. 이건 동성이의 바람이기도 하다.


아들이 전하는 진심 어린 말에 엄마는 왈칵 눈물을 쏟고 말았다. 동성이도 참아왔던 울음을 터트렸다.


그렇게 엄마와 아들은 서로에게 존재만으로도 가장 큰 위로가 되고 있었다.


인사이트SBS 'SBS스페셜'


아직 동성이가 걸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여전히 발가락도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동성이네 가족은 절망 한가운데서도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따뜻한 봄 햇살보다 훨씬 영롱하고 아름다운 이들 가족의 앞날에 기적이 깃들길 모두가 응원하고 있다.


Naver TV 'SBS스페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