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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내 사랑하는 남편들은 임신 중 '입덧'도 함께한다

남편의 마음이 진심이라면, 정말로 아내를 사랑하고 걱정한다면 남편도 출산의 고통을 함께하게 된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생명의 탄생은 기적이다.


하나의 작은 우주를 품은 새 생명이 힘차게 발을 딛는 순간이다.


임신의 고충, 출산의 고통을 인내하는 어머니도 기적이다. 어머니는 희생과 헌신을 아끼지 않고 모든 것을 아이를 위해 바친다.


다만 그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다. 어머니도 사람이고, 힘들다.


10개월 동안 무거운 몸을 이끌고,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스트레스와도 싸우며 험난한 여정을 거친다.


출산은 말할 것도 없다. 감히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럽다.


인사이트SBS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


그런 아내를 곁에서 지켜보는 남편은 마음이 무겁다. 미안하다.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없어 안타깝다.


남편의 마음이 진심이라면, 정말로 사랑하고 아내를 걱정한다면 남편도 출산의 고통을 함께하게 된다.


환상 임신(Phantom pregnancy)이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환상 속에서 임신을 하는 증상이다. 상상 임신과는 다르다.


아내가 임신했을 경우 남편도 함께 입덧, 메스꺼움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다.


심지어 허리 통증과 같은 신체적 고통도 느끼며 실제로 체중이 증가하거나 다리가 붓는 등의 신체 변화를 경험한다.


인사이트SBS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


지난 2007년 영국의 아서 브레넌(Arther Brennan) 박사는 환상 임신을 입증하기 위해 임신한 아내를 둔 남성 282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실제로 아내의 출산을 앞둔 예비 아빠들은 복통과 구토, 허리 통증 등의 신체적, 심리적 변화를 경험했다.


브레넌 박사에 따르면 이 남성들은 양육과 젖샘을 자극하는 프로락틴(Prolactin)의 수치가 높아졌고, 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의 수치는 떨어졌다.


이러한 현상은 임신한 아내가 분비하는 페로몬에 영향을 받은 남성들의 신경화학적 변화라고 설명했다.


환상 임신 증상은 아내의 임신 3개월에 가장 심하며, 점차 약해졌다가 임신 말기에 다시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인사이트SBS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


브레넌 박사는 "임신한 아내를 걱정하고, 출산을 불안해하는 남성들이 아내와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심리적, 신체적 변화를 경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밌는 사실은 우리나라에서도 환상 임신과 연관된 풍습이 있었다는 점이다. 조상들은 '지붕지랄'이라고 말했다.


사료(史料)에 따르면 평안도 박천군에서는 출산이 임박한 아내가 진통을 시작하면 남편은 지붕 위로 올라가 비명을 지르며 고통을 함께했다.


이후 아내가 건강히 아기를 낳으면 남편은 지붕에서 굴러떨어지면서 출산을 축하하는 풍습이었다.


그렇게라도 아내의 고통을 느끼고 싶었던 조상들의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