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병사' 감싸주고 장애있는 후임 어머니 '휠체어' 챙겨준 군대 선임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신과 함께' 스틸컷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형, 정말 고마웠어. 형은 나를 살아있게 해준 사람이야"

군대 시절 'AA급 관심병사'였던 자신을 돌봐주고, 지적·신체적 장애가 있는 어머니까지 챙겨줬던 선임병(형)에 대한 감사 글 하나가 훈훈함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22일 한 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최근 어머니를 하늘로 떠나보낸 남성의 사연 하나가 올라왔다.

해당 글 게시자 A씨는 군대 시절 'AA급 관심병사'였다고 한다. AA급은 군부대원들고 조화가 되지 못할 정도로 정신적 고통을 겪는 병사에게 부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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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어릴 적, 아버지는 자신과 어머니를 버리고 집을 나갔고, 어머니는 지적·신체적 장애가 있어 생활이 불편했다.

그런 어머니를 2년 동안 홀로 남겨둘 수 없어 상근예비역을 가려고 했지만, '대학생'이고 부모님 두 분이 살아계신다는 이유로 현역 입대를 할 수밖에 없었다.

입대 후 심한 우울증을 겪게 된 A씨. 약을 먹으면 나타나는 '멍한 증세' 때문에 선임들은 물론 동기·간부들에게 인격 모독을 당하기 일쑤였다.

A씨는 모든 부대원에게 무시받았지만, 살아갈 희망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마음씨 따뜻한 '형'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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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후임에게도 '모자란 놈' 취급받은 A씨를 형은 감싸줬고 안아줬다.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왔다.

심지어 형은 홀어머니를 걱정하는 A씨 몰래, 직접 휴가를 내 어머니가 사용할 '전동 휠체어'를 선물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형은 전역하는 그날까지 한 번도 내색하지 않았고, 오히려 어머니에게 "절대 A에게 말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부탁까지 했다.

그 형의 마음은 A씨 어머니의 마음을 죽는 날까지 따뜻하게 감싸줬다. 어머니는 임종 직전에도 휠체어를 받아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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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A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순간에도 형에게 선뜻 연락을 먼저 하지 못했다. 자신의 삶이 너무 비참하고, 부끄럽다는 게 그 이유.

A씨는 "엄마 돌아가셨을 때, 나쁜 생각 많이 했어. 그런데 형이 나를 다독여주던 모습이 떠올랐어"라면서 "그래서 나도 다 털고 일어나 세상의 빛이 되려고 해"라고 말했다.

이어 "나 스스로가 좀 떳떳해졌을 때, 형에게 받은 은혜 크게 한번 갚고 싶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한없이 보듬어준 형의 마음을 본받아 세상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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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형이 이 글을 볼지 모르겠지만, 닿기를 바라. 형은 정말 멋진 선생님이 될 거야. 꿈 얘기하며 눈이 반짝반짝하던 형이 생각나. 정말 고마워"라고 말하며 글을 마쳤다.

해당 글을 살펴보면 A씨가 말하는 형은 '사범대학'에 다녔던 것으로 보인다. 해당 대학교에 '사범대학'이 있고, '선생님'이 꿈이었다고 말했었기 때문.

이에 누리꾼들은 "둘이 빨리 만나기 바란다", "형은 정말 멋진 선생님이 될 것 같다", "형의 제자가 될 학생들이 벌써 부럽다"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신과 함께' 스틸컷

한편 군대에서 일어나는 '가혹행위'는 사회가 발전해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최근 전국의 초등학생 부모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방배초 인질범'은 "군에서 받았던 가혹행위 때문에 정신병에 걸렸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또한 2014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육군 22사단 총기 난사' 사건도 군 가혹행위로 인한 것이었으며, '육군 28사단'에서 복무 중이던 윤일병은 '가혹행위'로 사망하기도 했다.

이 정도로 심각한 군 내부 상황에서도 'AA급 병사'를 따뜻하게 감싸주고, 그의 어머니까지 챙겨줬던 '형'의 행동은 칭찬받아 마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