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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이 사람들이 왕따시켰다"…사내 따돌림 폭로하고 목숨 끊은 42세 아내

직장 내 따돌림으로 괴로워하던 한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진민경 기자 = 사내 따돌림을 견디다 못한 한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여성이 마지막으로 남긴 유서에는 직장 내 '사내 왕따' 가해자들로 추정되는 세 사람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23일 서울경제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대형 신용카드사에서 18년간 근무한 양모(42) 씨가 지난 8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와 관련 양씨의 남편 장모(44) 씨는 사내 따돌림이 결국 아내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씨는 애초 본사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본사에서 지점으로, 지점에서 센터로 잇따라 근무지가 옮겨지면서 좌절감을 느껴야 했다.


그런데도 양씨는 회사로부터 왜 근무지가 변경됐는지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고, 업무 떠넘기기와 집단 괴롭힘에 고통받아야 했다.


급기야 우울증까지 겪게 된 양씨는 1년간 병원에 다니며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했지만,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장씨는 "아내가 2014년 하반기 지점으로 발령받은 후부터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아내의 직속 상관이던 송파 강남정 지점장과 차장이 "난 너랑 안 맞는다"면서 이해하기 힘든 이유를 대며 업무와 승진에서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양씨는 정규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파견직 밑에서 6개월간이나 연수를 받기도 했다.


당시 양씨가 겪었던 고통은 유서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양씨는 '온몸이 바늘로 찔리는 고통의 시선', '무서운 일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등 적나라하게 자신의 기분을 서술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해당 카드사는 "정황상 지병 등 복합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유족이 유서의 일부만 공개해서 사내 조사 진행이 불가하다"고 선을 그었다.


장씨는 이런 회사의 태도에 일부 직원들을 강요 등 혐의로 고소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과거 5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목격했다고 대답한 비율은 전체 조사대상 중 80%를 넘어선다.


직접 피해를 겪었다고 대답한 사람은 66.3%나 됐다. 괴롭힘의 유형으로는 폭언과 비난을 포함한 정신적인 공격이 가장 많았다.


이같은 설문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직장 내 괴롭힘은 더이상 '남의 일'로 치부할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관계 당국의 시급한 조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