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주차 차량을 부순 아이 아빠가 올린 병원 응급실 진료 영수증
최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길을 막은 차를 부쉈다"라는 글이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최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길을 막고 있는 차를 부쉈다"라는 글이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사진 속 차량은 앞 유리가 깨져있었고, 사이드미러 2개와 전조등이 박살 나 있었다.
글을 올린 A씨는 "전방 유리는 벽돌 3개를 뭉쳐 던졌는데 안 깨졌다"면서 "기다리다 빡쳐서 부쉈다"라고 말했다.
이 글이 올라오자 보배드림 회원들의 의견은 두 가지로 갈렸다.
평소 '불법주차' 혹은 '민폐 주차'를 경험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해당 글 게시자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반응과 아무리 그래도 타인의 재산을 손괴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는 반응으로 나뉘었다.
이 글은 삭제된 뒤 다시 복구됐는데, 댓글이 600개가 넘게 달리고 추천수가 300회를 넘기며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인 22일 밤 게시자는 또 다른 글 하나를 올렸다. 그 글에는 차를 부숴야만 했던 이유가 담겨 있었다.
A씨는 자신을 '가해자'로 불러도 상관없다면서 "아이가 아파 차를 타고 병원에 가야 하는데, 그 차량이 입구를 막아놓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화번호는 적혀있지 않고, 큰 병원 가려면 30분 넘게 차를 타고 가야 하는 상황에서 어찌하지 못하는 상황이 너무 화가 났다"고 덧붙였다.
결국 A씨는 아내와 아이를 택시 태워 병원으로 보낸 뒤 되돌아와 차를 부수는 선택을 했다.
몇몇 누리꾼은 "아이가 아프다면서, 어떻게 커뮤니티를 켤 수 있느냐"면서 "거짓 해명 아니냐"고 따져 물었기에 A씨는 아픈 아이의 병원 영수증까지 공개했다.
영수증 속 이름의 아이와 '가족관계'임을 증명하는 가족관계증명서도 첨부했다.
해당 영수증에는 아이의 이름과 날짜가 정확히 적혀 있었다. 아이는 A씨가 차를 부순 시각과 거의 비슷한 시각에 진료를 받았다.
덧붙여 A씨는 "'재물손괴죄'에 해당해 형사처벌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제가 저지른 행동에 대한 처벌, 당연히 받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커뮤니티에 논쟁거리를 제공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글을 마쳤다.
그러자 누리꾼들의 의견은 다시 한번 둘로 나뉘었다.
"아이가 아픈데 '불법주차'를 보고 눈 뒤집히지 않을 부모가 어디 있느냐"면서 "나라도 차를 부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반면 "아무리 불법주차를 했더라도, 차를 부수는 것은 상식 밖"이라면서 "불법주차한 차는 경범죄로 처벌돼야지, 법 대신 차를 망가뜨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글이 올라온 지 하루도 되지 않아 댓글이 800개를 넘기며 보배드림 내에서는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아이가 아파 순간적으로 판단력을 잃은 A씨가 어떤 상황에 놓이게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