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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받게 해드립니다"…성범죄를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변호사들

'미투 운동'을 계기로 성범죄 관련 고소가 증가하면서 변호사 업계가 호황을 맞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이소현 기자 = '미투 운동'을 계기로 성범죄 관련 고소가 증가하면서 변호사 업계가 호황을 맞았다.


포털사이트에 '성범죄 전담 변호사'라고 검색하자 다수의 법무법인과 법률사무소 링크가 등장한다.


이들은 하나같이 성공사례를 들며 '성범죄 전담 변호사'임을 자청한다.


인사이트포털사이트 캡쳐


한 법무법인의 홈페이지에는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실시간으로 상담을 요청한 이들의 글이 활발히 올라오고 있다.


하루에 1건 많으면 4건까지도 성범죄 관련 문의 글이 들어온다.


최근 '미투 운동'이 확산되면서 성범죄 관련 고소가 증가하고 있다.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용 관계에서의 성폭력 범죄는 지난 2013년 431건에서 2017년 597건으로 38.5% 증가했다. 5년 새 40%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인사이트포털사이트 캡쳐


몰카 범죄도 기승이다. 지난 2016년 587건이었던 서울 시내 지하철역 몰카 신고 건수는 지난해 643건으로 늘었다. 


이처럼 해마다 늘어나는 성폭력과 성범죄로 인해 가장 이익을 보는 집단은 어딜까. 


"성범죄전담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오해를 풀고 싶다면 우리 법무법인에 연락주세요." 한 법무법인의 홍보 문구다.


'물질만능주의'를 여실히 드러내는 씁쓸한 대목이기도 하다.


인사이트포털사이트 캡쳐


또 다른 업체의 홈페이지에는 성범죄 관련 재판 성공사례가 정리돼 있다.


'집행유예', '무죄', '혐의없음' 등 다수의 피의자가 혐의를 벗었다.


"지난 2017년 3월 피고인 A씨는 자신의 집에서 술에 만취해 항거불능 상태가 된 피해자를 간음하기로 마음먹고 피해자의 몸 위에 올라타 피해자가 반항하지 못하게 한 뒤 피해자의 하의를 벗기고 간음했다."


해당 페이지에 기재된 사건 개요 일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페이지에 따르면 이 사건 피고인은 특수강간 혐의로 처벌 가능성이 매우 높았지만 '무죄'를 입증받았다.


인사이트포털사이트 캡쳐


누구나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고 법정 앞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기회가 있다.


그러나 '성범죄 전담 변호사'를 자청하며 이를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는 작태는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도의를 벗어나는 행동이다.


특히 사건 해결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맞고소 등을 부추기며 이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려는 비윤리적인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한편 지난 19일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성폭력 역고소를 해체하다'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김보화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연구소 울림 책임연구원은 "사건 수를 늘리고, 합의금을 유도하고, 소모적이고 악의적인 역고소를 부추기고 남용하는 현상들에 대해 변호사 윤리 차원에서의 규율과 자발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