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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 뛰어들어갈 정도로 안창호 선생 '짝사랑'했던 조선 최고 엘리트 여성

동양인 최초로 스웨덴 유학까지 했던 엘리트 여성 최영숙과 도산 안창호의 숨겨진 사연이 전해져 흥미를 끈다.

인사이트(좌) 최영숙 / 온라인 커뮤니티, (우) 도산 안창호 / 국가보훈처 공식 블로그 '훈터'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차라리 이 권총으로 나를 쏴라" 


도산 안창호 선생이 어느 여성에게 한 말이다. 서로 적이 아니었다. 여성은 도산 선생의 비서였다. 대체 무슨 사연일까.


86년 전 오늘인 1932년 4월 23일. 26년의 짧은 삶을 뒤로하고 눈을 감은 조선 최고 엘리트 여성이 있었다. 한국 최초의 여성 경제학사 최영숙이다.


어릴 때부터 총명했던 최영숙은 스무 살의 나이에 스웨덴으로 유학을 떠났다. 자수를 놓아 파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했다. 


마침내 동양인 최초로 스웨덴의 국립학교인 스톡홀름 대학교에서 정치경제학 학위를 받는다.


인사이트구스타프 아돌프 6세 / 온라인 커뮤니티


유학 시절 최영숙은 스웨덴의 황태자 구스타프 아돌프 6세의 총애를 한몸에 받았다.


조선어, 일본어, 중국어뿐 아니라 영어, 독일어와 스웨덴어까지 할 줄 아는 최영숙이었고, 황태자의 번역 일을 도맡았을 정도였다.


이렇듯 당대 최고의 엘리트였던 최영숙. 그런 그가 가슴앓이를 한 남성이 있었으니, 상대는 바로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이었다.


스웨덴 유학에 앞서 최영숙은 중국 난징에서 학교를 졸업한다. 이때 최영숙은 공부하는 틈틈이 상해로 가서 중국에 망명 중이던 여러 인사와 교류했다. 


인사이트국가보훈처 공식 블로그 '훈터'


특히 임시정부에 있던 도산 안창호 선생의 비서로 활동했다고 한다. 최영숙은 안창호에게 큰 감화를 받는다. 


총명하고 민족정신이 투철한 최영숙을 안창호도 남달리 아꼈다. 최영숙은 더 나아갔다. 안창호를 상대로 연정을 품게 된 것이다.


1906년생인 최영숙과 1878년에 태어난 안창호는 28살 차이였다. 그러나 최영숙은 개의치 않고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했다.


최영숙을 제자로서만 아꼈던 안창호가 나무라기도, 타이르기도 했으나 최영숙은 안창호의 침실에 뛰어들어오기까지 했다고 전해진다.


어느 날, 안창호는 최영숙에게 권총을 건네며 말했다. "네가 그럴진대 내 인간을 죽이려는 것이니 차라리 이 권총으로 나를 쏴라"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결국 최영숙은 마음을 접고, 도산처럼 위태로운 나라를 위해 삶을 바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중국 학교를 졸업한 그해 곧바로 스웨덴 유학길에 오른다.


공부를 위해 스웨덴을 찾은 최초의 동양인이었던 최영숙에게 구애하는 스웨덴 남성들도 있었다. 하지만 최영숙은 흔들리지 않았다.


유학 중이던 1928년, 최영숙은 일기에 이렇게 쓴다.


"S군, 네 사랑 아무리 뜨겁다 해도 이 몸은 당당한 대한의 여자라 몸 바쳐 나라에 사용될 몸이라 네 사랑 받기를 허락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