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10℃ 서울
  • 10 10℃ 인천
  • 10 10℃ 춘천
  • 10 10℃ 강릉
  • 10 10℃ 수원
  • 8 8℃ 청주
  • 8 8℃ 대전
  • 9 9℃ 전주
  • 9 9℃ 광주
  • 8 8℃ 대구
  • 12 12℃ 부산
  • 14 14℃ 제주

자폐증 언니 병원에 홀로 둘 수 없어 학교 휴학까지하고 돌보는 여동생

17년간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요양병원에 있는 자폐증 언니를 동생은 그냥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인사이트EBS '메디컬다큐-7요일'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17년간 장애인 요양병원에서 홀로 지낸 '자폐증' 언니를 위해 휴학까지 하고 24시간 내내 돌보는 동생이 있다.


동생은 "훗날 바닷가에 집을 지어놓고 언니랑 나랑 동생이랑 셋이 사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다. 


지난 9일 방송된 EBS '메디컬다큐-7요일'에서는 세상에서 언니를 가장 사랑하는 은아씨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대학교 4학년인 은아씨에게는 자폐증을 앓고 있는 언니 수아(26)씨가 있다. 척추측만증까지 겹쳐 수아씨는 의사소통도 어렵고, 걷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밥 먹는 것부터, 옷 입고 움직이는 것 하나까지 모두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인사이트EBS '메디컬다큐-7요일'


사실 수아씨가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과 함께 살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수아씨는 3살 때 자폐증 판단을 받았다. 이혼 후 세 자매를 키우고 있던 어머니는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수아씨를 17년간 장애인 요양원에 맡겼다.


자주 요양원을 찾아가긴 했지만 수아씨는 언제나 가족들이 떠날 때면 뒤에서 엉엉 소리내 울었다.


의사소통은 하지 못해도 홀로 남겨진다는 외로움과 두려움이 컸던 수아씨였다.


만약 수아씨의 희생이 없었다면 엄마는 가정을 지킬 수도, 두 동생을 대학에 보낼 수도 없었을 터다.


그래서 가족들은 수아씨에게 항상 미안했다.


인사이트EBS '메디컬다큐-7요일'


그러던 어느 날 두 동생이 언니를 집으로 데려오자고 말했다. 자신들이 돌아가면서 돌볼 테니 언니와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고 먼저 이야기를 꺼낸 것이다.


그렇게 17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수아씨. 동생 은아씨는 대학까지 휴학하고 집으로 들어와 언니를 돌본다.


'고맙다'는 살가운 인사조차 하지 않는 언니지만 은아씨는 그래도 온 마음을 다해 정성을 쏟는다.


혼자 덩그러니 앉아있는 언니를 보면 마음이 아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냥 곁에 앉아 있는다.


비록 몸은 고되지만 마음만은 꽉 차 있다는 은아씨. 그는 언니가 이것 하나만큼은 꼭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사람, 언니는 그런 사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