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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 국대선수가 23년 만에 엄마와 처음 통화하고 가장 먼저 한 말

청각장애를 딛고 봅슬레이 국가대표가 된 김동현 선수의 삶이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인사이트

봅슬레이 국가대표 김동현 선수 / 뉴스1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장애를 딛고 당당히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김동현 봅슬레이 국가대표.


23년 만에 처음으로 소리가 들린 날, 그는 바다로 달려가 엄마에게 생애 첫 전화를 걸고 이렇게 말했다.


"엄마, 이제 파도소리가 들려요"


인사이트KBS 2TV '해피투게더3'


지난 19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에서는 봅슬레이 국가대표 김동현 선수가 출연해 파란만장했던 자신의 삶을 털어놨다.


김 선수는 태어난 이후부터 귀 수술을 하기 전까지 소리를 들은 기억이 없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청각장애 3급을 받았다.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었다. 그저 후천적으로 발생한 것이라는 추정만 있었다.


장애를 판정받자 일반 학교에서는 그를 거절했고, 특수학교에 보낼 것을 권유했다.


인사이트KBS 2TV '해피투게더3'


그럴 때마다 김 선수의 어머니는 매년 담임 선생님을 찾아가 설득을 거듭했다.


어머니에게 김 선수는 그 누구보다 강인한 아들이었다. 또 반드시 무언가를 이뤄낼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일반 학교에 다니기 위해 어머니는 김 선수에게 사람의 입모양을 보고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구화법'을 가르쳤다.


훈련을 거듭하면서 김 선수는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됐다.


인사이트김동현 선수 인스타그램 


어릴 적 김 선수의 소원은 전화 통화였다. 휴대폰을 들고 전화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게 참 부러웠다. 


김 선수가 처음 귀 수술을 한 건 2007년이었다. 수술을 한다고 해서 바로 소리가 들리는 것은 아니었다.


꾸준한 재활치료가 필요했다. 재활 치료 끝에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김 선수가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월미도였다.


파도소리가 너무나 듣고 싶었기 때문. 그리고 그곳에서 생애 처음으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23년 만에 처음 해보는 '전화 통화'였다. 김 선수는 어머니에게 "이제 파도 소리가 들려요"라고 말했다.


수화기 너머로 어머니의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힘들고 어려웠던 지난 세월을 하루아침에 보상받는 기분이었을 터다.


인사이트KBS 2TV '해피투게더3'


김 선수는 지금도 '듣는 것'의 행복을 느끼며 살아간다. 자동차 경적 소리, 문이 끼익하고 닫히는 소리 등 누군가에겐 소음이지만 그에겐 아름다운 멜로디와 같다.


행복할 게 넘치기 때문에 항상 감사하며 살아간다고 김 선수는 말했다. 


좌절을 겪었기에 딛고 일어나는 방법도 깨우친 김 선수는 오직 자신의 실력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정정당당하게 임하고 싶어 국가대표 선발 당시 청각 장애가 있음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4인승에서 은메달이라는 값진 성과까지 얻었다. 


그야말로 인간 승리를 일궈낸 김 선수의 삶은 지금도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누군가에게 작은 희망의 불씨가 되고 있다.


Naver TV '해피투게더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