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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톱 다 빠진 백혈병 고통에도 복직 위해 견디는 10년차 소방관

급성 골수성백혈병 부작용에 시달리면서도 '복직'이라는 꿈을 향해 달리고 있는 10년차 소방관이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EBS '메디컬다큐-7요일'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내 삶이 다 하더라도 나는 또다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이 길을 나서겠다"


10년 차 소방관은 급성백혈병 부작용으로 끊임없는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복직을 향한 꿈을 놓지 않았다.


지난 17일 EBS '메디컬다큐-7요일'에서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앓고 있는 장호건 소방관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건장한 체격과 함께 건강만큼은 자신 있었던 호건씨는 아내 송사랑씨와 백년가약을 맺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어느 날 고열을 동반한 몸살이 찾아왔다. 호건씨는 으레 지나가는 감기 정도로 생각했다. 동네 병원에서 주사를 맞으며 간간이 버텼는데 좀처럼 몸이 회복되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진행한 피검사에서 급성 골수성 백혈병 판정이 나왔다.


인사이트EBS '메디컬다큐-7요일'


2년 전 호건씨는 막냇동생으로부터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았다. 그런데 완쾌를 꿈꾸던 호건씨에게 더 큰 시련이 찾아왔다.


몸에 들어간 조혈모세포가 오히려 호건씨 몸을 공격하는 '숙주 반응' 부작용을 일으킨 것. 때문에 손톱과 발톱도 모두 빠지고 피부도 점점 검게 변했다.


쑤시고 시린 안구건조증으로 하루에 10개에서 20개씩 인공눈물을 써야 한다.


인사이트EBS '메디컬다큐-7요일'


투병 생활이 이어지면서 호건씨는 20kg 가까이 살이 빠졌다. 그런 남편을 곁에서 지켜온 건 다름 아닌 아내.


아내는 캔뚜껑을 따는 것부터 머리 감는 것까지 호건씨를 위해 하루를 바친다.


다행히 휴직 후 첫 1년 동안 월급의 70%, 2년 차엔 50%가 들어왔다. 다만 휴직이 길어지면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다.


출판업을 하며 홀로 생계를 책임지는 아내를 위해 호건씨는 빠른 복직을 선택했다. 그 시기가 올해 7월로 잡히면서 호건씨 마음이 조급해졌다.


인사이트EBS '메디컬다큐-7요일'


복직하려면 가장 먼저 떨어진 체력부터 보강해야 한다. 틈틈이 운동을 하고 산에도 오른다.


그런 남편이 아내는 못마땅하기만 하다. 처음 백혈병을 진단받던 그날은 호건씨뿐만 아니라 아내에게도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감기몸살인 줄 알았는데 덜컥 백혈병이라는 소식을 안고 온 남편. 그동안 힘든 투병 생활을 지켜봐 왔기에 그날의 절망이 또다시 반복될까 아내는 무섭다.


숙주 반응으로 자칫 잘못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시한폭탄 같은 삶 속에서, 아내는 자꾸만 복귀를 위해 무리하려는 남편이 밉다.


집안을 답답해한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만 만류하게 되는 아내의 마음이다.


인사이트EBS '메디컬다큐-7요일'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는 의사 진단을 받은 어느 날, 호건씨는 20대의 청춘을 바쳤던 경기도 부천시의 한 소방서로 향했다.


최근 진급을 마친 동기 소방관이 호건씨에게 계급장을 건넨다. 복직하면 바로 달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둔 것이다.


계급장을 만지작거리던 호건씨는 조금만 있으면 다시 소방복을 입고 위험에 처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저 감회가 새롭다.


긴 투병 생활에도 '복직'이라는 꿈 하나를 믿고 달려온 장호건 소방관. 그가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해 도움을 필요로하는 현장을 마음껏 누빌 수 있도록 모두가 응원하고 있다.


인사이트EBS '메디컬다큐-7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