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값으로 산 '치킨' 딸들 먹이고 자신은 바라만 본 가난한 아빠
필리핀 마닐라의 사는 한 남성이 자신의 약값으로 딸들에게 치킨을 사준 사연이 회자되고 있다.
[인사이트] 김현지 기자 = 맛있게 치킨을 뜯는 딸들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아버지가 있다.
딸들이 먹는 모습만 봐도 배부르다는 아버지는 애써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를 외면했다.
최근 온라인 미디어 바이럴포리얼은 두 딸을 둔 아버지 라이언 아레부아보(Ryan Arebuabo)의 슬픈 사연을 재조명했다.
몇 달 전 온라인상에 올라온 사진 한 장에는 고개를 숙인 채 정신없이 치킨을 뜯는 두 소녀의 모습이 담겼다.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옆자리에 앉은 남성이었다.
아버지로 보이는 남성은 두 소녀 자리에만 놓인 치킨에 손도 대지 않은 채 그들이 먹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한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은 필리핀 마닐라에 사는 라이언인 것으로 밝혀졌다.
두 소녀는 그의 딸이었다.
판자촌에 살던 라이언은 집 근처 시장에서 옥수수를 팔며 적은 돈을 벌고 있었다.
어려운 형편이 나아지지 않자 이를 비관한 라이언의 아내는 가족을 버리고 도망쳤다.
극심한 충격을 받고 심장질환을 앓게 된 라이언은 이후 뇌졸중까지 걸려 쓰러지게 됐다.
이때부터 일할 수 없게 된 그는 정부지원금을 받으며 근근이 생활을 이어갔다.
사진에 찍힐 당시 라이언은 약값에 써야 할 정부지원금으로 두 딸이 먹고 싶어 하던 치킨을 사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나는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된다. 단지 내 딸들만 맛있게 먹고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말하며 아버지의 사랑을 전했다.
슬픈 사연을 안 누리꾼들은 돈이나 식료품을 주며 라이언에게 힘을 주기 시작했다.
이웃들과 필리핀 정부의 도움으로 현재 라이언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지 기자 hyunji@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