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떠넘긴 일에 '6개월' 시달리다 결국 눈물 터트린 공익요원

인사이트기찬수 병무청장과 식사하는 사회복무요원들 / 뉴스1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어떻게 다해요!"


사회복무요원의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과중한 업무를 견디다 못해 벌어진 일이었다.


A씨가 근무하는 회사에는 복무한 지 6개월여 된 사회복무요원 B씨가 있다.


일도 잘하고 착했던 B씨에게 A씨는 청소부터 설거지까지 이런저런 일을 많이 부탁했다고 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또 가끔 앉아 있을 때는 괜히 노는 것 같아 문서작업도 시켰다고.


그런데 모든 일들을 잘 처리하던 B씨가 어느 샌가부터 맥없이 행동하기 시작했다.


일 역시 조금씩 늦어지는 경우가 많았고, 지각도 잦아졌다고 한다.


그러나 A씨는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이유를 묻지 않았다.


인사이트사회복무요원의 대표적인 근무지 지하철 / 뉴스1


오히려 "남자 아니냐"면서 "군대 안 간 걸 다행으로 생각해라"라고 핀잔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쉬운 일 하면서 꾀를 부린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결국 사건(?)이 터졌다. 출근한 A씨 눈에 청소가 잘 안 돼 있는 사무실의 모습이 들어왔다.


A씨는 B씨를 불러 "왜 청소 안 했냐"고 다그쳤다. 이와 함께 평소 근태도 지적했다고 한다.


인사이트선로에 떨어진 80대 구한 사회복무요원 / 뉴스1


그러자 B씨가 갑자기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다해요"라고 호소했다.


알고 보니 해당 회사에 근무했던 직원 대부분이 B씨에게 자기 일을 조금씩 떠넘기고 있었던 것이다.


아침에 청소를 못 한 것도 다른 직원의 분리수거를 도왔기 때문이라고.


공익은 A씨에게 "(직원들이) 담배 사 오라는 심부름도 자주 시켰다"며 "하루 종일 앉아있을 틈조차 없이 바쁜데 고맙다는 인사는커녕 왜 이거 안 했냐며 다그치기만 했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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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허리디스크로 인해 공익 판정을 받았음에도 무거운 짐을 나를 때면 항상 그를 찾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을 알고 미안함을 숨길 수 없었던 A씨는 "우리 직원이고 가족인데 너무 막 대한 것 같다"며 "어쩌면 좋을까 싶다"고 글을 맺었다.


이러한 사연은 비단 B씨만의 일이 아니다. 많은 사회복무요원들은 과중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에도 '현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시당하곤 한다.


사회적 인식 역시 '힘든 현역복무'가 아닌 '수월한 대체복무'라고 박혀 있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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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회복무요원들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지하철, 소방서, 복지관, 요양원 등에서 결코 쉽지 않은 일을 해내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국적으로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은 5만여 명에 달한다. 이들 역시 우리의 친구이자 누군가의 아들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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