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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왜곡하는 일본 정부 욕하며 '일왕'까지 비판한 일본 만화가

나카자와는 일본의 군국주의, 제국주의를 강하며 비판하면서 그에 동조하거나 침묵한 일본인까지 모두 범죄자로 규정한다.

인사이트(좌) 온라인 커뮤니티, (우) 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가장 큰 범죄자는 덴노(てんのう)"


덴노. 일왕을 신격화하는 단어로 일본의 군주이자 일본 황실의 대표, 일본이라는 국가의 상징인 인물이다.


그런데 이런 덴노를 비판했다. 그것도 일본인이.


일본 극우세력은 그를 "정신 나간 매국노"라고 비난했지만 굴하지 않았다. 왜냐면 그게 옳은 일이고, 그게 진실이니까.


바로 일본의 만화가 나카자와 케이지의 이야기다.


지난 1939년 3월 14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태어난 그는 태평양 전쟁 당시 끔찍한 피해를 입었다.


인사이트(좌) 온라인 커뮤니티, (우) gettyimageskorea


히로시마 상공에 투하된 원자폭탄 '리틀 보이'로 원폭 피해자가 됐다. 나카자와를 비롯한 그의 가족들은 모두 방사능에 피폭됐다.


불과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일이다. 원폭으로 나카자와는 아버지와 누나, 남동생을 모두 잃었고 가까스로 어머니와 함께 살아남게 됐다.


이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도쿄에서 본격적인 만화가의 삶을 시작했다.


그는 만화를 통해 전쟁의 폐해와 원자폭탄으로 인한 고통, 그리고 전쟁범죄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 정부와 극우 세력의 태도를 꼬집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 1968년 '검은 비에 맞아서'를 시작으로 '맨발의 겐', '맨발의 겐은 원폭을 잊지 않는다' 등 수많은 작품을 연재하면서 진실을 알렸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그중 '맨발의 겐'은 주인공 소년 나카오카 겐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만화인데, 2차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되기 직전부터 폐허가 된 히로시마까지의 이야기를 다루며 참상을 알렸다.


작품을 접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 작품을 극우 성향의 작품으로 오인한다.


여느 극우 성향의 작품처럼 "일본은 피해자다. 원폭을 투하한 미국이 범죄자"라는 논리로 진실을 왜곡하고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본이 전쟁을 먼저 시작한 만큼 원폭은 불가피했다. 원폭 투하 자체도 문제지만, 화를 자초한 일본이 더욱 큰 잘못"이라고 비판한다.


나카자와는 일본의 군국주의, 제국주의를 강하며 비판하면서 그에 동조하거나 침묵한 일본인까지 모두 범죄자로 규정한다. 패전 이후 역사를 왜곡하는 일본 정부와 극우세력은 물론.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심지어 그는 극 중 대사를 통해 "가장 큰 범죄자는 덴노다. 이런 전쟁을 일으키다니, 덴노는 미쳤어!"라고 강력히 말한다.


끝까지 일본 정부와 극우세력을 비판하고 진실과 참상을 알리는데 힘쓴 나카자와.


그는 지난 2012년 12월 19일, 결국 원폭 후유증으로 인한 폐암으로 하늘의 별이 됐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