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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 차별-악마의 편집'으로 10대 래퍼 울린 '고등래퍼2' 제작진

고교생들이 모여 피 튀기는 랩 대결을 펼치는 Mnet '고등래퍼2'가 대망의 마지막 방송만을 앞두고 있다.

인사이트Mnet '고등래퍼2'


[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고교생들이 모여 피 튀기는 랩 대결을 펼치는 Mnet '고등래퍼2'가 대망의 마지막 방송만을 앞두고 있다.


8000명의 지원자 중 이병재, 김하온, 배연서, 윤진영, 조원우 등 굵직한 힙합 꿈나무 5인이 결승에 올라왔는데, 과연 우승자라는 영광의 타이틀은 누가 가져가게 될까?


사실 '고등래퍼2' 우승자는 이달 초 경기도 일산 CJ E&M스튜디오에서 '100% 관객 투표'로 이미 가려졌다.


'고등래퍼2' 제작진은 시즌 1때 우승자 양홍원이 스포됐던 것을 염두에 둔 듯 모든 정보를 철저히 비밀리에 붙이고 있다.


하지만 우승자가 정말 '반전 인물'이 맞을지는 의문이다.


인사이트Mnet '고등래퍼2'


Mnet 측은 우승자를 꽁꽁 싸매고 있지만, 많은 이들은 이미 1위를 차지한 래퍼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며 흥미를 잃어 가고 있다.


제작진이 의도한 대로 '우승자'가 나왔을 거라는 확신 때문이다.


많은 이들은 "솔직히 결승전에 올라간 5인 역시 예상됐던 인물들"이라고 입 모아 말했다.


Mnet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는 22살 대학생 A씨는 "제작진이 실제로 편애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분량 차별이 있는 것은 눈에 확실히 보였다. 제작진에게 예쁨 받는 '금수저 래퍼'가 존재하는 것 같았달까? 우승자가 100% 현장 관객 투표 점수로 결정됐다고 하더라도, 공정하지 않은 것 같다. 관객들은 그간 TV에서 많이 본 고등래퍼에게 정이 가 점수를 더 후하게 줬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래퍼를 꿈꾸는 19살 고등학생 B군도 "사실상 제작진이 분량 차별로 우승 후보를 추린거나 다름없다. 이는 '프로듀스 101', '쇼미더머니'에서도 이어져 온 지적이다. 분량 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 우승자를 진짜 시청자가 뽑는게 맞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씁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인사이트Mnet '고등래퍼2'


실제 8부작을 끝으로 막을 내리는 '고등래퍼2'에서 관객 투표 점수는 5화부터 반영되기 시작됐다.


시청자들은 이미 제작진이 편집한 장면에 충분히 노출된 후 편견에 씐 상태에서 고등래퍼들을 대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해당 프로그램에서 많이 조명된 이들이 더 잘한다고 인식했을 가능성이 높다. 분량에서 차별을 받은 고등래퍼들은 안타깝지만, 시청자의 관심 대상에서 제외된다.


관심 없던 래퍼가 아무리 현장에서 잘한다고 한들, 이미 좋아하는 래퍼가 있다면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예쁨 받은 래퍼가 크게 실수하지 않으면, 무난하게 높은 점수를 받는 이유다.


인사이트Mnet '고등래퍼2'


'제작진들의 분량 편애 → 인지도 상승 → 결승 무대'라는 공식은 지난주 방영된 세미파이널 무대에서 적나라하게 나타났다.


TV에 많이 노출된 편인 이병재, 김하온, 윤진영, 방재민은 세미파이널 무대에서 랩을 뱉기도 전에 100표 가량을 받고 시작했다.


랩을 잘했다는 평을 들은 박준호가 랩을 시작하고 한참 뒤 겨우 100표를 넘긴 것과는 비교되는 수치다.


당시 박준호의 저조한 득표수를 본 경쟁자 이병재도 이해가 되지 않는 듯 "너무 안올라가는데?"라며 답답함을 표한 바 있다.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고등래퍼2'가 랩 잘하는 고교생이 아닌, 인기 투표로 '우승자'를 뽑은게 아닌지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인사이트Mnet '고등래퍼2'


한 순간에 사람을 '천하의 못된 놈', 혹은 '천사'로 만들어버리는 게 '편집의 힘'이다. 


제작진은 마음만 먹으면 클릭 몇 번으로 특정인을 매우 잘하는 것처럼 포장하거나, 호감형 이미지로 만들 수 있다.


이게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무서운 이유이기도 하다.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리얼리티라는 가면을 쓰고 있지만, 결국 방송사의 목적·의도대로 편집돼 사실과 다르게 시청자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한정된 시간 동안 모든 멤버를 골고루 방송에 내보낼 수 없는 방송사 측의 고충도 이해한다.


공정성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로 잰 듯 딱딱 방송 분량을 나누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작진도 사람인지라 더 매력 있다고 판단되는 참가자를 선택, 집중할 수 밖에 없다.


인사이트Mnet '고등래퍼2'


하지만 '고등래퍼2' 제작진은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풀캠'이나 '직캠', '원본 영상' 등 영상을 많이 만들어 공유했어야 했다.


시청자들은 고교생의 절실한 꿈이 달린 만큼, 보다 공정하게 실력으로 평가할 수 있길 바랐다.


'고등래퍼2' 측도 일각의 분량 논란, 인기 투표 논란 등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고등래퍼2' 측은 "(현장 투표는) 모두가 동등한 조건에서 진행됐다. 분량 차이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더이상 할 말이 없다"라고만 답변했다.


반드시 한 사람을 '나쁜 사람', '쓰레기'로 만들어야만 '악마의 편집'이 아니다.


Mnet 측은 시청자들이 100% 우승자를 뽑는 것처럼 홍보해놓고 결국 '분량 차별'로 선택의 폭을 인위적으로 좁혀 놓은 것, 래퍼가 되고 싶은 10대들의 꿈을 시청률의 희생양으로 삼은 것, 이게 진짜 '악마의 편집'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되겠다.


인사이트멘토 이휘민이 박준호 무대가 너무 잘렸다며 올린 글 / '그루비룸' 이휘민 페이스북


인사이트세미파이널에서 탈락한 박준호의 분량이 너무 적었다는 내용의 댓글들 / 온라인 커뮤니티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