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회항' 조현아 경영복귀 소식에 국민들이 분노하는 이유

인사이트박창진 인스타그램


[인사이트] 이유리 기자 = "핵폭탄 같은 스트레스로 지난 삼 년간 생긴 머리 종양. 올해 들어 너무 커져서, 수술합니다."


대한항공 조현아가 사장으로 복귀된다는 소식과 함께 '땅콩 회항'의 피해자인 박창진 사무장이 자신의 SNS에 남긴 글이다.


그는 SNS에 자신의 '뒤통수 사진' 한 장을 올리며 누리꾼들을 놀라게 했다.


그가 올린 사진은 큰 종양이 생긴 자신의 뒤통수로 '땅콩 회항' 이후 3년간 그의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했는지를 단박에 보여줬다. 


인사이트KBS 9시 뉴스 


박 사무장은 사건 이후 회사에서 직급이 강등되고 직원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등 2차 피해를 겪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지난 1일 '땅콩 회항' 사건으로 갑질녀의 아이콘이 된 조현아 전 대한 항공 부 사장이 3년 4개월 만에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조현아 전 대한 한공 부사장은 2014년 뉴욕 존F.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이륙을 위해 이동 중 승무원이 항공기에서 견과류를 봉지 째 내줬다는 이유로 항공기를 회항시켰던 장본인이다. 


이 사건으로 조 전 부사장은 직위 해제됐고 지난해 12월 재판에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인사이트뉴스 1


문제는 집행유예기간이 내년 말까지 남아있는데도 조현아가 경영일선에 급하게 복귀를 한다는 점이다.


집행 유예기간은 분명 자숙의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조현아는 한진그룹 계열사 칼호텔네트워크 이사회에서 등기이사로 복귀한다는 점에서 여론이 좋지 않다. 


그녀의 복귀는 이미 지난 1월부터 암암리 예상되어 있었다.


지난1월 평창올림픽 성화 봉송 현장에 조양호 회장과 함께 성화 봉송 지원 주자로 모습을 드러내 복귀 시기가 임박했다는 추측이 있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가족이 모두 참석하는 자리에 나온 것 뿐이라며 복귀에 대해 아는 바 없다”며 복귀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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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부사장이 이번 등기 이사로 선임되기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한진 그룹은 "조 전 부사장의 거취가 결정된 바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하지만 조현아의 복귀는 이틀 만에 번복되었다. 


조현아 복귀 문제로 시끄러운 이때 12일 조현아의 동생 조현민 대한항공 마케팅 전무가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음료수 병을 던지고 물을 뿌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갑질 문제가 사그라지기도 전 또다시 생긴 일이라 소식을 들은 국민들은 당혹감을 감출수 없다. 


재벌 2ㆍ3세의 모럴 헤저드(도덕적 해이)의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재벌 오너 일가의 안하무인식 일탈 문제에 대한민국은 손댈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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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본을 쥐락펴락 기업들 앞에서 정치, 사법 기관은 이미 자본의 노예가 된지 오래다. 


특히, 사법부는 이미 여러 번의 판결을 통해 권력과 돈 앞에선 '유전무죄 무전 유죄라'는 공공연한 믿음을 국민에게 확인시켜줬다.


대표적인 예로 재벌들에게만 통하는 특별한 법칙이 바로 '3·5 법칙'이라 불리는 양형이다.


'3·5 법칙'은 법원이 재벌 총수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다는 의미의 말이다.


기업의 총수들의 부정과 부패, 횡령 배임 등의 재판에서 3·5 법칙'의 양형 공식을 일반 국민들은 당연스레 예상할 정도다.


이번에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에서 역시 36억여 원의 뇌물로 인정하고도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판결 전부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판결 전부터 돌고 있었던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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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제11조 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라고 명시되어있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이제 돈과 권력 앞에선 '법 역시도 평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현재 수술 후 회복 중이라는 박창진 사무처장은 아직까지 조현아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을 상대로 각각 2억 원, 1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자본력이 거대한 기업과 일개 개인이 싸우는 판결은 불 보듯 뻔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판결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이 판결 역시 부당한 결과가 나온다면 돈과 권력 앞에서 법은 개인 절대 지켜줄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기 때문이다. 


수술대 앞에 서기전 보여준 엄청난 스트레스의 흔적은 박창진 그만의 안타까운 소식은 아닐 것이다.


그의 아픔은 어쩌면 돈과 권력을 갖지 못한 평범한 국민들의 모습을 대표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유리 기자 yuri@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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