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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가 사람이냐?" 경고 현수막 밑에 '쓰레기산' 만든 시민들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경고 현수막이 버젓이 걸려 있음에도 시민들은 이미 골목을 채운 쓰레기 더미 위로 양심을 버리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최민주 기자 =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분명한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부끄러운 시민 의식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지하철 역이나 번화가에서 벗어나 주택가로 들어서면 꽤 자주 목격할 수 있는 불쾌한 광경이 있다. 바로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 더미'다. 


분리수거도 되지 않고 종량제 봉투에도 담기지 않은 각종 생활 쓰레기들이 담벼락 밑에 나뒹굴고 있는 모습은 도시 경관의 일부분이 돼버렸다.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쓰레기 투하로 다소 과격한 문구로 경고 현수막을 걸어둔 곳도 자주 볼 수 있다.


인사이트서울시 강남구 논현역 부근 / instagram 'tumbler17'


위 사진 속 장소는 서울시 강남구 논현역 부근으로 골목마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는 번화한 곳이다.


"치워도 치워도 쓰레기 버리는 너가 사람이냐?"는 무시무시한 경고 문구가 무색할 만큼 현수막 밑은 일회용 플라스틱 컵, 폐비닐, 나무판자, 커다란 양철캔이 모여 쓰레기산을 이루고 있다.


오른쪽에 자리한 나무에는 "여기서 피는 너도 쓰레기", "꽁초 버리는 너는 쓰레기"등과 같은 금연 현수막도 걸려있다.


그러나 역시 나무 밑과 쓰레기산 주변에는 하얀 담배꽁초들이 즐비하다. 좁은 골목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쓰레기들을 보면 "너무하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좌) 온라인 커뮤니티, (우) Instagram 'bobaedream'


도시의 모든 요소는 사람이 만든다. 이 골목도 처음부터 쓰레기로 가득한 곳은 아니었을 것이다. 


'아름다운 도시'의 경관을 가질 수 있는 장소가 따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원래부터 '쓰레기산'이었던 장소도 없다. 


그러나 누군가는 무심코 플라스틱 컵을 버렸고 '깨진 유리창 법칙'에 따라 여기를 지나던 시민들 모두가 경고 문구에 무감각해지고 말았다.


행동하는 양심. 타인의 뒤에 숨어 잘못된 일을 반복한다면 우리는 평생 비겁함 속에서 살아갈지도 모른다.


최민주 기자 minjo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