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소년법정 떠난 천종호 판사 "삶의 기쁨이 통째로 사라진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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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학교의 눈물'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일명 '호통판사'로 전 국민의 주목을 받았던 천종호 판사의 근황이 전해졌다.


지난 2월 '소년범들의 아버지' 천종호 판사가 8년 만에 소년법정을 떠나 부산지방법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부산가정법원에 잔류하거나 울산가정법원 등 소년보호재판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근무지를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동안 천 판사는 때로는 따끔하게 혼을 내고, 때로는 아버지처럼 따뜻하게 안아주며 법정에 선 소년범들을 울렸다.


사회에서는 '비행 청소년'으로 낙인찍혔지만 천 판사 눈엔 그저 어린 청소년들이었다.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서 자라온 이들이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인사이트SBS '학교의 눈물' 


소년보호재판은 그가 청소년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했다. 그에게 재판은 단순히 보호처분의 수위를 정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천 판사는 언제나 선고를 하기 전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미안하다 용서해줘"라고 10번 외치게 하고, 자식과 부모가 서로에게 "사랑합니다"라고 외치게 했다.


처벌보다 반성과 용서의 경험을 주는 것이 아이들에게 더욱 가슴 깊은 교훈으로 남을 것이라 천 판사는 생각했다.


천 판사가 지방법원으로 옮긴다는 소식에 그의 잔류를 희망하는 청와대 청원도 올라왔다. 그만큼 국민들과 많은 청소년들이 천 판사의 판결을 신뢰하고 있었다.


천 판사는 소년법정에서 은퇴하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아이들에게 미안함을 드러냈다. 


인사이트천종호 판사 페이스북 


최근 천 판사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무기력증에 시달렸고 밤에는 잠을 못잤다. 삶의 기쁨이 통째로 사라진 기분이었다"며 발령 후 느꼈던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여전히 천 판사는 법정에서 만났던 몇몇 소년범들과 연락하고 지낸다. 비록 자리는 떠났지만 소년범의 아버지가 되겠다는 그 다짐은 여전했다.


그의 페이스북에는 청소년과 함께 하는 활동들이 자주 게재된다. 지난 3월 5일에는 한 청소년에게서 받은 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아이들은 천 판사에게 "아버지"라고 불렀다. 천 판사 덕분에 가족들과 관계도 회복하고, 웃을 수 있게 됐다며 감사하다는 아이들.


이런 친구들이 있기에 천 판사는 앞으로도 항상 아이들 편에 서서 열악한 청소년 인권과 청소년 범죄를 향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인사이트천종호 판사 페이스북 


황규정 기자 kyoojeong@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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