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직전 자신을 짝사랑해 준 여학생 찾아간 왕따 남학생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파수꾼'


[인사이트] 최민주 기자 = 참담한 현실에 지쳐 모든 걸 포기하고싶었던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한 사람은 끊임없이 자신의 곁을 맴돌던 여학생이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학창시절 왕따를 당하던 남학생을 짝사랑한 누리꾼의 사연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누리꾼 A씨는 고등학교 시절 같은 학교를 다니던 한 남학생 B를 좋아하고 있었다. 


B는 소위 학교 '양아치'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지만 A씨는 항상 B와 밥을 먹는 등 끈질기게 쫓아다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상속자들'


그러자 괴롭힘을 주도한 학생들은 A씨에게도 욕을 하고 시비를 걸기 시작했고 이를 눈치 챈 B는 "나를 좀 가만히 두라"며 A씨에게 차갑게 대했다.


하지만 누구보다 힘들 B의 마음을 알았기에 A씨는 우울한 마음을 애써 숨기며 답장이 없어도 안부를 묻는 메시지를 매일 보내고 간식거리를 사다주는 등 B의 곁을 묵묵히 지켰다.


"정말 비참했지만 B가 우울해하고 속상해 하는 게 보여 그게 더 속상했다"고 말한 A씨는 매일 '학교폭력 없애는 법'을 알아보거나 사람을 위로하는 방법을 찾아 읽는 등 B에게 힘이 되기 위한 갖은 노력을 이어갔다.


그렇게 홀로 B를 응원하기를 한 달. 야간 자율학습이 없었던 수요일 저녁 일찍 집으로 온 A씨는 집 앞으로 한번만 나와달라는 B의 연락을 받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상속자들'


처음으로 먼저 받은 연락에 급히 집 앞으로 나간 A씨는 비에 흠뻑 젖은 채 울고 있는 B를 발견했다.


깜짝 놀란 A씨가 무슨 일이냐고 묻자 B는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리려고 했지만 네 얼굴이 그렇게 생각났다"며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


그간 학교에서 심한 따돌림을 당했던 B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했지만 삶의 끝에 선 순간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 준 A씨가 떠올라 마음을 고쳐먹은 것이다.


B는 "어느 순간부터 넌 내 삶의 이유가 되어줬다"며 "부끄러운 나지만 너랑 한번 잘 지내보고 싶다"는 말로 고백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란제리 소녀시대'


A씨는 "둘 다 엄청 울었던 그 날 내 인생 최고의 고백이었고 최고의 순간이었다"는 벅찬 심정을 전했다.


이후 B를 괴롭히던 학생들은 다른 폭력 사건에 휘말려 전학을 갔고 그때부터 주위에 친구들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A씨는 덧붙였다.


현재 수험생이라고 밝힌 A씨는 남자친구가 된 B와 함께 학업을 이어가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위에 우울한 사람이 있는 친구들은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관심과 지지를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존재가 되어 달라는 당부로 글을 마무리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학교 2017'


우리 사회가 꼭 풀어야 할 문제 중 하나인 학교폭력. 또래 친구들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어도 쉽사리 나서지 못하는 것이 학교의 현실이다.


친구들과의 관계, 자신의 평판에 대해 한참 민감할 시기지만 따돌림 당하는 짝사랑남을 위해 끊임없이 배려하고 위로한 누리꾼의 예쁜 마음이 돋보인다.


사랑에 빠진 사춘기 소녀의 작은 행동이었을지 모르지만 용기 있는 이 누리꾼의 선택은 한 남학생을 죽음의 문턱에서 구해낼 수 있었다.


최민주 기자 minjoo@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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