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과도 못 듣고 떠난 '위안부' 피해자 故 안점순 할머니의 '마지막 소원'
안점순 할머니는 별세하기 약 3주 전 자신을 고통 속으로 몰아 넣은 일본에게 할 말이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안점순 할머니가 30일 별세하면서 이제 29명의 생존자만 남았다.
세상을 떠난 안점순 할머니는 1928년 일제의 식민 탄압 속에서 태어났다.
서울 마포구에 살면서 홀어머니를 돕던 안 할머니는 1942년에 "여자들만 방앗간 앞으로 나오라"는 방송을 듣고 나갔다가 변을 당했다.
안 할머니는 14살의 어린 나이에 일본인들에게 끌려가 입에 담기 어려운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지옥 같은 3년을 죽을 힘으로 버틴 안 할머니는 해방 후에도 허허벌판에 버려졌다.
1년을 헤매다 극적으로 고향에 돌아온 안 할머니는 몸과 마음의 상처가 너무 컸던 터라 결혼은 꿈도 꾸지 못하고 남은 여생을 홀로 보냈다.
안 할머니는 별세하기 약 3주 전 자신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은 일본에게 할 말이 있다고 입을 열었다.
안 할머니는 "사죄의 말 한마디면 다 끝날 일인데 사과는커녕 소녀상을 치워라 난리냐"며 분노했다.
그러면서 "억만금을 우리한테 준다 해도 내 청춘이 돌아오겠어?"라고 그동안의 세월을 비통해했다.
안 할머니는 "자기들이 열 번, 백 번 대통령한테 사과했다고 하지만 그 사람들한테 천 번, 만 번 하면 뭐하냐"며 "본인들 곁에 와서 한 마디라도 하는 게 원칙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과의 말 한마디가 듣고 싶다"며 울먹이던 안 할머니는 결국 사과를 받지 못하고 30일 향년 91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김한솔 기자 hansol@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