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 어린이 600명 살린 영웅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홀로코스트 때 어린 아이들을 구한 영웅 요한 반 훌스트(Johan van Hulst)가 향년 107세로 세상을 떠났다.
[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제2차 세계대전, 독일 나치가 무고한 유대인을 학살한 홀로코스트 당시 600여 명의 아이들을 몰래 구출한 영웅이 세상을 떠났다.
지난 29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래드바이블은 네덜란드 출신의 남성 요한 반 훌스트(Johan van Hulst)가 향년 107세로 타계했다고 전했다.
요한은 홀로코스트 당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소재한 교사교습소 '개혁교사훈련칼리지(RTTC)'에서 교사로 재직 중이었다.
RTTC는 유대인 유치원과 담벼락을 함께 쓰고 있었는데, 이 유치원은 어린아이들이 죽음의 캠프라 불리는 강제수용소로 이송되기 전 잠시 머무는 곳으로 사용됐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요한은 RTTC와 유치원 사이를 오가는 전차가 정차하는 틈을 타 어린이들을 포대나 바구니로 몰래 숨겨 구출했다.
그러나 지난 1945년 함께 아이들을 몰래 구출했던 동료가 나치에게 체포되자 그는 해당 지역을 벗어나 은둔생활을 시작했다.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요한은 "사실 나는 못 구했던 사람들 밖에 생각 안 난다. 수천 명의 아이들을 구하지 못했다"며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그는 공로를 인정받아 1972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박물관 주관 '열방의 의인(Righteous Among the Nations)'에 선정됐다.
황성아 기자 sungah@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