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라면 반드시 가봐야 할 '일본 교토'의 숨은 장소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스타벅스 재팬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눈을 감고 일본 교토를 그려보자. 머릿속에 여러 가지 이미지들이 떠오를 것이다.


고즈넉한 일본의 옛 가옥, 눈처럼 흩날리는 벚꽃 거리, 불교 문화의 꽃이라 불리는 청수사, 다다미식 스타벅스.


모두 교토의 유명한 관광 명소이자 상징이다.


그런데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교토의 숨은 장소가 또 있었다. 일본 교토시 히가시야마구에 있는 누군가의 무덤이다.


누구도 몰랐고, 누구도 관심이 없던 곳. 그러나 반드시 가봐야 할 장소다.


그곳은 바로 이총(耳塚), 쉽게 말해 '귀무덤'이라고 불리는 무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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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귀무덤이라고? 사람의 귀가 묻혀 있는 무덤? 이름만 들어도 섬뜩한 이곳은 도대체 어떤 사연을 품었길래 그리 슬피 우는가.


귀무덤에 얽힌 이야기는 조선 선조 25년(15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본 사회에서 패권을 쥐고 천하를 호령하던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짐승처럼 포효하며 조선을 침략했다. 임진왜란이었다.


그 검은 야욕이 조선을 잿빛으로 만들었고, 조선군을 포함한 수없이 많은 민간인들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다.


특히나 왜군의 야만성은 정유재란이 일어나면서 극에 달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5년이 넘도록 이어진 전란에 왜군들이 지쳐가기 시작하자 사기를 높이기 위해 묘책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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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의 코를 베어 오라. 그 숫자가 많을수록 포상을 내리겠다"


왜군들은 죽은 조선인의 코를 베어 소금에 절인 후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보냈다.


점차 포상에 눈이 먼 병사들은 죽은 조선인뿐만 아니라 살아 있는 민간인의 코까지 막무가내로 베어가기 시작했다. 산 채로 코가 잘린 조선인들의 울부짖음은 끊이지 않았다.


그렇게 코가 잘린 조선인들의 수는 약 12만 6,000명. 그들의 코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앞에 산처럼 쌓였다.


이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고 정권이 바뀌자 일본에서 조선인들의 코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결국 처치 곤란 쓰레기처럼 땅에 파묻혔다.


인사이트KBS '임진왜란 1592'


그곳은 코무덤(비총, 鼻塚)으로 불렸다. 일본 학자들은 그 명칭이 너무 잔인하고 야만적이라고 지적하며 '귀무덤'으로 이름을 바꿨다.


'코'를 '귀'로 바꾼다 하여 그 죄를 씻을 수 있을까? 그 야만성이 가려질까?


끝까지 자신들의 잔인함과 야만성, 과오를 인정하거나 잘못을 뉘우치지 않았다. 오히려 꼼수를 부려 진실을 숨기기에 급급한 모양이다.


일본의 후안무치(厚顔無恥)는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현재 귀무덤은 조선의 철천지원수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신처럼 떠받드는 도요쿠니 신사 근처에 있다.


도요쿠니 신사는 화려하다. 웅장하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채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다.


그러나 그 옆의 귀무덤은 초라하다. 쓸쓸하다. 누구도 가지 않고, 그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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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귀무덤이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위대함과 업적을 증명하는 전리품으로 여겨진다. 조선인들의 아픔이 한낱 무용담의 소재라니. 비통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정부 차원에서도 귀무덤을 방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990년, 1992년 경상남도 사천시와 전라북도 부안군으로 일부 이장됐지만 여전히 완전한 이장이 이뤄지지 않아 나머지는 교토에 남아 있다.


일본 정부도 별도의 관리 예산이 지원되지 않았고, 한국 정부도 별도의 지원이 없었다.


오죽하면 한 일본인이 개인 차원에서 3대째 그곳을 관리했겠는가. 그마저도 지속되지 않아 현재는 덩그러니 방치돼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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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신사와는 너무도 다른 귀무덤. 그곳을 직접 가본 한국인들은 그 초라함과 쓸쓸함에 가슴 아파했다.


우리가 몰랐던 일본 교토의 숨은 장소. 사실 귀무덤은 숨어 있지 않다. 오히려 당당히 드러나 있다.


다만 우리의 머릿속에, 마음속에 숨어 있었을 뿐.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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