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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당한 딸이 임신하자 강간범과 '강제 결혼'시킨 부모

아직도 이 세상 어딘가에선 성폭행 피해자가 가해자와 결혼을 올리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인사이트Action Aid 


[인사이트] 황비 기자 = 자신을 성폭행한 강간범과 억지로 결혼해야 했던 한 여성이 세상을 향한 용기 있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메트로는 성폭행 피해 여성이 가해자와 결혼을 해야만 하는 아프리카 일부 지역의 열악한 여성 인권에 대해 고발했다.


케냐 여성 조이스(Joyce)는 학창 시절 얼굴도 알지 못하는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떠올리기조차 쉽지 않은 끔찍한 기억이었다. 당시 조이스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고, 매일을 불안에 떨어야 했다.


인사이트조이스 / Action Aid 


조이스는 그저 자신을 성폭행한 남성이 죗값을 받길 원했고, 부모님이 자신을 감싸 안아주길 바랐다.


하지만 현실은 조이스가 원하던 것과 정반대로 흘러갔다. 부모님은 조이스가 임신을 했고, 학비를 대줄 수 없다는 이유로 성폭행범과 결혼을 강요했다.


자신을 강간한 남성과 매일 얼굴을 마주 해야 한단 사실은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조이스가 남편에게서 탈출하게 된 건 '액션에이드(Action Aid)'라는 국제기구의 도움을 받으면서였다.


덕분에 조이스는 사랑하지도 않는, 증오심만 가득했던 남편에게서 겨우 벗어나 학교로 돌아갔고, 그토록 원했던 공부도 하기 시작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또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여성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


최근 조이스는 6살 나이에 성폭행을 당한 한 아이를 도왔다. 아이는 하굣길에 도넛을 사주겠다는 낯선 남성의 말에 의심 없이 따라갔다가 성폭행을 당했다.


조이스는 불안에 떠는 아이의 곁에서 자신감을 북돋워 주며 가해자를 타당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재판의 이모저모를 도왔다.


조이스는 "아직 많은 여성이 성폭행을 당해도 제대로 말조차 꺼내지 못하거나, 나처럼 가해자와 결혼을 올리는 끔찍한 일을 당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여성들에게 지속적으로 힘을 보태 불합리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 그런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소원을 밝혔다. 


황비 기자 be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