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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개교기념일마다 '친일파' 설립자에 참배하는 대학교

안산의 한 대학교가 친일파로 분류된 설립자에 매년 개교기념일마다 참배를 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인사이트

연합뉴스TV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친일파로 확인된 설립자에게 매년 개교기념일마다 묘소 참배를 공식 행사로 이어오고 있는 학교가 있어 논란이다.


22일 노컷뉴스는 3대에 걸쳐 '족벌사학'을 꾸리고 있는 서울예술대학교의 폐해에 대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예대 본관 앞에는 설립자 유치진 전 총장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극작가 겸 연출가인 유치진은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분류돼 있다. 


그는 한일합병을 열망하는 작품 '흑룡강'(1941), 친일 앞잡이 이용구를 찬양한 작품 '북진대'(1942) 등을 발표했다.


인사이트유치진 전 총장 / (좌) 한국화중앙연구원, (우) 서울예술대학교 


노골적으로 일제를 찬양하는 산문, 시 등을 꾸준히 발표한 유치진은 최대의 친일 단체 '만주협화회'에 근무한 전력도 있다.


이에 유치진은 김구 선생의 지시로 작성된 '친일파 263인'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민족문제연구소에서 펴낸 '친일파 99인'(1992)과 친일인명사전(2009)에도 빠짐없이 친일파로 분류됐다.



인사이트2014년 4월 12일 개교 52주년을 맞아 유치진 묘소를 찾은 서울예대 교직원들 / 서울예대 공식 블로그 


하지만 서울예대 교직원들은 개교기념일인 매년 4월 12일에 되면 어김없이 경기도 파주의 한 추모공원을 찾아 유치진 묘소에 참배한다. 


매체는 "개교기념일에 설립자 묘소를 참배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상당히 이례적임에도 학교는 교직원들을 상대로 묵시적인 강요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서울예대 교직원 A씨는 "가기 싫어도 억지로 가는 사람들이 대다수"라며 "여기선 설립자에 대해 친일이라고 했다가 역적으로 찍힌다"고 노컷뉴스에 밝혔다.


해당 학교 B 교수는 "항상 보면 참배에 참여하는 직원들 중심으로 똘똘 뭉쳐 모든걸 다 차지하고 있다"며 "나머지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모든 주요 업무에 배제됐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서울예술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설립자소개 캡처 


심지어 서울예대는 유치진의 친일 행적을 지우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모양새다.


매년 유치진의 호(號)인 '동랑(東朗)'을 딴 청소년예술캠프가 치러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동랑 연극상' 부활까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학내 연구기관 예술한국학연구소는 '동랑 유치진 선생의 삶과 업적'을 주제로 포럼을 여는 등 그에 대해 친일파가 아닌 예술인으로서의 삶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예대 공식 홈페이지에 적힌 설립자 소개에도 그의 예술적 삶만 나열돼 있을 뿐 친일과 관련된 행적은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친일 설립자의 우상화를 위해 학생들의 피 같은 등록금을 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