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비둘기 화형식' 이후 올림픽에서 비둘기를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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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역사상 최악의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올림픽이 있다.


아마 어리둥절할지도 모른다. 최악의 올림픽? 아마 옛날 일이거나, 아주 머나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런데 반전이 있다. 최악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 올림픽은 1988년에 서울에서 열린 '88올림픽'이기 때문이다.


사실 88올림픽 중 역사상 유례가 없는 엽기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88올림픽 개막식에서는 각종 이벤트, 행사와 함께 성화봉송식이 열렸다.


이때 함께 경기장을 장식한 주인공이 있었으니, '평화의 상징' 비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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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도 개막식에 비둘기를 하늘에 날리며 전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의식이 있었다. 88올림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날개를 활짝 펴고 푸드덕 소리와 함께 하늘 높이 날아오른 비둘기들. 그중 몇 마리는 성화대에 앉아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그런데 하필 이때 성화봉송식이 열렸고, 비둘기 몇 마리가 성화대에 있는 상태에서 불이 붙여졌다.


성화봉송식이 이른바 '비둘기 화형식'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올림픽 개막식을 지켜보고 있던 전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외신들은 "최악의 사태", "세계적인 이벤트 중 생방송으로 동물을 태워죽인 사건" 등 대서특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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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부는 해당 사태를 잠재우고 88올림픽의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언론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 세계에서는 '최악의 올림픽'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이후 IOC는 올림픽 행사에서 비둘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실제로 1994년 노르웨이의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에서는 비둘기를 상징하는 대형풍선 10개로 비둘기 날려 보내기 행사를 대신하기도 했다.


한편 88올림픽 비둘기 참사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도 그려진 바 있다.


'응답하라 1988' 1화에서 성덕선이 우간다 피켓걸로 참가하고 집에 돌아와서 불에 타 죽은 비둘기들을 묻어줘야 한다고 집으로 가져온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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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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