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자에게 가해자 '성기 색깔·둘레·사이즈' 그리라고 한 경찰

인사이트JTBC '탐사코드 J'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미투'(#MeToo)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퍼져나가며 우리 사회의 추악한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과거 발생했던 '단역 배우 자매 자살 사건' 피해자 어머니의 인터뷰가 눈길을 끈다.


1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피해자 어머니 장모씨가 출연해 숨겨졌던 사연을 털어놨다.


'단역 배우 자매 자살 사건'은 10여 년 전 드라마 기획사 관계자 12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단역배우 A씨와 그 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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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당시 지속적인 성폭행과 성추행에 정신분열 증세까지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그는 성폭행당한 사실을 매일 기록하는 '성폭행 일지'를 작성해왔다. 장씨는 이를 증거로 경찰에 이들을 고소했다.


그러나 피의자들은 한결같이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라며 피해자의 주장을 반박했다.


A씨와 어머니를 더욱 힘들게 한 것은 경찰의 태도였다. 담당 형사는 "이건 사건이 안 된다"며 조사에 불성실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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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충격적인 사실은 경찰이 A씨에게 "가해자 성기를 색깔, 둘레, 사이즈까지 정확하게 그려오라"며 A4 용지와 자를 줬다는 것이다.


장씨에 따르면 경찰은 진상을 파헤치기 위한 말을 단 한마디도 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A씨는 경찰의 2차 가해에 시달리던 중 차도로 뛰어들기도 했다.


장씨는 "그날 경찰이 '(성폭행당하던 상황을) 자세하게 묘사하라면서 웃었다"며 "제가 (수사를) 중단하고 데리고 나왔는데 그날 8차선 도로로 뛰어들더라"라고 분노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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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무성의한 태도에 A씨는 결국 사건 2년 만인 2006년 고소를 취하했다. 그리고 약 3년 후인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대해 장씨는 "(가해자들을) 다시 처벌할 방법이 없어도 좋다"면서 "우리 애들은 경찰이 죽였다는 것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딸들이) 너무 그립다"며 "1초만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해당 사건의 재조사 등을 촉구하는 국민 청원이 진행 중이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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