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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여고생 살인 사건’ 주범들 ‘무기징역’

범행수법이 극도로 잔혹했던 경남 김해 여고생 살해 암매장 사건과 대전 강도살인 사건을 저지른 일당에 최고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via imbc.com

 

30년간 전자발찌 부착명령도…공범 1명은 징역 35년 


법원 "놀이처럼 폭행 즐겨…생명존중 마음 있나 의심"

범행수법이 극도로 잔혹했던 경남 김해 여고생 살해 암매장 사건과 대전 강도살인 사건을 저지른 일당에 최고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황의동 부장판사)는 13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26)씨와 허모(25)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또다른 이모(25)씨에게는 징역 35년이, 양모(17)양에게는 장기 10년에 단기 7년의 징역형이 각각 선고됐다. 

이씨 등은 "피해자들을 살해할 의사가 없었고 피해자들이 숨지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우선 김해 여고생 사건과 관련해 "처참하게 상처입은 피해자를 마치 기념사진처럼 촬영한 점 등을 보면 피고인들이 마치 놀이처럼 폭력을 즐긴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가 더 생존했더라도 가혹행위가 중단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 같은 폭행과 가혹행위로 피해자가 숨질 수도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견 가능했다"고 판시했다.

대전 사건에 있어서도 "화분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내리치는 등 폭행이 머리 부분에 집중됐고 실신한 피해자를 짐처럼 차에 싣고 다니며 추가로 폭행한 점 등에 비춰보면 살인의 범의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건강하던 청소년을 1주일여 만에 말 그대로 때려죽인 뒤 망설임 없이 시신을 암매장하거나 훼손했으며 채 열흘도 지나지 않아 다시 강도살인 범행을 저지른 점,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점 등을 보면 피고인들에게 절대 불가침 대상인 사람의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이 있는지, 양심의 가책은 느끼는지 의심스럽다"며 "대전에서 검거되지 않았다면 또다른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씨 등은 충동조절 장애나 음주, 심리적 공황 등을 들어 심신미약 주장을 펼쳤으나 이 역시 인정되지 않았다. 

다만 양양의 경우 대전 사건 당시 직접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은 점 등이 감안돼 강도살인이 아닌 강도치사죄만 인정됐다. 

검찰은 이씨 등 주범 2명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사형은 문명국가의 이성적인 사법제도가 상정할 수 있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므로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분명히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들어 이들의 범행이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할 정도에까지는 이르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미리부터 살인을 계획하고 주도면밀하게 범행에 나아갔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피해자들의 사망이라는 결과에 대해서는 그 책임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 아직 20대 중반으로 교화 여지가 전혀 없다고 단정하지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생명을 박탈하는 극형에 처하기보다 수감생활을 통해 잘못을 진정으로 참회하면서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 주범 2명에게는 '살인 범죄 재범 위험성'을 들어 30년간 전자발찌 부착명령도 내려졌다. 이는 이씨 등이 언젠가 가석방 등 방법으로 사회에 복귀했을 경우에 대비한 것이다.

이씨 등은 지난해 3월 30일부터 성매매 사실을 고자질한 윤모(당시 15세)양을 울산과 대구 등지로 끌고 다니며 감금한 채 잔혹하게 폭행하고 윤양이 4월 10일 끝내 숨지자 시신을 암매장했으며 같은 달 19일 대전에서도 김모(당시 47세)씨를 상대로 강도행각을 벌이려다 김씨가 반항하자 마구 때려 숨지게 하고 36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윤양 살해 등에 가담했던 가출 여중생 3명은 지난해 11월 창원지법에서 징역 6∼9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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