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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투사들이 억울하게 죽은 '서대문형무소'에서 귀신을 봤어요"

항간에는 독립투사의 영혼이 '귀신'으로 나타났다는 소문이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심연주 기자 = "서대문형무소에 갔다가 사형장에서 귀신을 봤어요"


한때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대문형무소에서 귀신을 목격했다는 괴담이 돌기 시작했다.


진위를 확인할 수 없는 소문에 불과했지만, 이 괴담은 사람들 사이에서 일파만파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이는 증명되지 않은 낭설이다. 그러나 서대문형무소에 얽힌 사연과 그 아픔을 알고 나면 소문이 생겨나게 된 배경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서대문형무소. 지난 1907년, 조선통감부가 독립투사들을 탄압하기 위해 만들었던 감옥이다.


수많은 독립투사가 일제강점기에 조국 해방을 위해 애쓰다가 이곳으로 끌려왔다.


인사이트서대문형무소


당시 일본은 투옥된 독립투사들의 몸을 인두로 지지고, 날카로운 꼬챙이로 손톱과 발톱을 찔렀다.


이외에도 강제로 물을 먹이고 배를 밟는 등 숱한 고문들을 자행하며 독립에 대한 열망을 꺾으려 했다.


하지만 독립투사들은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독립' 하나만을 간절히 꿈꾸며 일본에 굴복하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끝까지 복종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안타깝게 광복이 오기 전에 세상을 떠났다.


끝내 오지 않았던 봄을 기다리던 그들은 독립을 위한 작은 씨앗을 심어두고 떠났다. 그 씨앗은 싹을 틔워 다른 독립투사들을 만들어냈다.


포기하지 않고 투쟁한 덕분에 결국 우리는 1945년 8월 15일, 꿈에도 그리던 광복을 맞이했다.


인사이트서대문형무소


서대문형무소에서 사람들이 목격했다던 귀신.


그들은 어쩌면 뒤늦게나마 독립한 조국을 보고 싶어 찾아온 독립투사들의 혼이었을지도 모른다.


이곳에 수감됐던 독립운동가 중에 강우규 의사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조선 3대 총독 사이토 마코토의 마차에 폭탄을 던져 체포됐으며, 역시 독립을 맞이하지 못하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사형장에서 강우규는 "감회가 어떠냐"는 일본 검사의 말에 '절명시'를 남겼다. 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하고 떠나는 슬픔이 담긴 시였다.


인사이트서대문형무소


단두대 위에 올라서니


오히려 봄바람이 감도는구나


몸은 있으나 나라가 없으니


어찌 감회가 없으리요


조국에 찾아온 봄바람을 미처 느끼지도 못하고 떠난 독립투사들.


서대문형무소에 정말로 귀신이 나타났는지, 그 귀신이 독립투사들의 영혼인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올해도 따뜻한 봄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 그것 하나만은 분명한 사실로 여기 남아있다.


심연주 기자 yeonju@insight.co.kr